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대전차방호시설이 문화창작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1969년 유사시 건물을 폭파해 적군 통행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군사시설인 '대전차방호시설'이 '평화문화진지'라는 공간으로 재생된다.
위장목적으로 세워졌던 이 시설은 2~4층은 시민아파트로 1970년부터 사용되다가 노후화로 2004년 철거됐지만, 군사시설인 1층 부분은 남아있었다. 이후 12년 넘게 방치돼 지역의 흉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와 도봉구, 국방부는 2014년 정책제안 아이디어 마켓에 나온 시민단체의 정책제안을 채택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안을 추진해왔다.작년 12월에는 서울시와 도봉구, 국방부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7~8월엔 시민투표를 통해 새로운 명칭인 '평화문화진지'를 채택했다. 이후 공사를 거쳐 31일 정식개관하게 된 것이다.
대전차방호시설 '평화문화진지'는 총 5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민체험장, 입주작가 공방, 다목적전시실 및 소규모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다. 실내 공간으로는-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방, 전시공간, 교육·체험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다목적전시실, 협업을 추진하는 커뮤니티 등 시민 편의공간과 관리·운영을 위한 사무공간으로 구성돼있다. 실외 공간은 축제, 야외공연, 캠핑 및 다락마켓 등 대규모 야외행사를 위한 공간, 시민휴게공간 및 전망대 카페 등 주민 휴게공간으로 꾸며졌다.연말 완공 예정인 20m 높이의 전망대는 유사시에는 감시용 군사시설로, 평상시에는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하여 주변의 자연환경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시설로 지원할 예정이다.
1동에서 5동을 거쳐 전망대까지 전체의 공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설라운딩 프로그램이 있으며 2동과 3동 사이에 있는 지하벙커는 47년만에 처음으로 시민에게 공개되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국방부의 협조를 받아 폐전차 및 장갑차 각 1대를 광장에 전시하여 방문하는 시민들이 과거 대전차방호시설의 기능을 상기할 수 있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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