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일 대전무역회관에서 열린 `연주회와 함께하는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 문화강연`에서 바리톤 이응광, 기타리스트 김현규가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
이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기획사 스테이지원이 주최하는 '문화접대비 활용백서-이제는, 문화로 인사합시다' 캠페인 일환으로 열렸다. 박은용 한일 명예회장, 안경남 위더스코리아 회장, 강승구 케이원전자 수석부회장 등 기업인 50여명이 참석해 문화접대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문화 접대란 기업이 거래처에 술이나 골프 등 향응성 접대 대신 문화예술을 선물하는 것이다. 건전한 접대문화가 조성될 뿐만 아니라 문화기업 이미지를 갖게 돼 거래처와 소비자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7년부터 기업이 거래처를 위해 도서나 음반, 공연·전시·스포츠경기 관람권을 구입하면 기존 접대비 한도의 20% 범위에서 추가로 비용을 인정해 세제혜택을 주는 문화접대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캠페인도 동시에 시작했다.
실제로 문화경영기업이 거래처의 마음을 움직이고 조직문화 강화에도 도움이 됐다. 크라운-해태제과는 10여년 동안 국악 명인들의 무대 '대보름 명인전', 퓨전국악공연 '창신제' 등에 슈퍼마켓 등 소매점주들을 초청한 덕분에 좋은 진열대 위치를 얻었으며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과자 판매는 진열대 경쟁이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국악계를 지원해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고, 직원들에게 국악과 조각 등을 배우게 한 아트 경영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10년간 시민 1만4000여명에게 '동서커피클래식' 음악회를 선사해왔다. 매년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가을에 개최되는 이 음악회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지난 2008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부산, 대전, 광주, 청주, 전주, 춘천 등 전국 주요 도시를 거쳤다. 이건산업 역시 1990년부터 28년간 쉼 없이 고객과 직원들을 초청하는 '이건음악회'를 열어 굴뚝기업에서 문화기업으로 거듭났다.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
2016년 9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도 걸림돌이 됐다. 오페라, 클래식, 뮤지컬 등 대형공연의 경우 기업 후원과 단체 관람권 구매가 20~50%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관람권 가격이 대체로 5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여서 직격탄을 맞았다. 초대권을 선물용으로 사용하던 기업들이 더 이상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힘든 여건에도 공연계에서는 5만원 이하 '김영란 티켓'을 선보이며 탈출구를 모색했다.
다행히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액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한국메세나협회가 회원사 68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문화예술을 지원한 기업의 2017년 상반기 평균 지원액은 2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억원보다 늘었다. 기업이 융통성을 발휘해 김영란법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증거다.
'문화로 인사하는' 기업이 되는 방법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거래처의 필요와 관심 분야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매칭해 접대하는게 핵심이다. 도서, 음반 및 음악영상물(음원사이트이용권 포함), 공연·영화·미술·문화재 관람 티켓, 야구와 축구 등 체육 경기 관람권 등을 거래처에 선물하면 문화접대비로 인정된다. 이러한 일회성 선물 뿐만 아니라 글쓰기, 합창, 연극 활용 팀워크 강화 등 거래처가 필요한 문화예술 강연을 직접 기획해 제공해도 된다.
기업은 문화접대를 문화마케팅과 메세나로도 확대할 수
'문화로 인사합시다' 캠페인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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