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역사가 담긴 건물터와 골목길, 1천점이 넘는 생활 유물을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어제(12일) 서울시는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지하 1층 전체를 '공평도시유적전시관'으로 만들어 개관한다고 밝혔습니다. 연면적 3천817㎡의 서울 최대 규모 유적 전시관입니다.
전시관의 투명한 유리 바닥과 관람 데크를 따라 걸으면 발아래로 16∼17세기 건물터와 골목길이 펼쳐집니다.
이는 2014∼2015년 공평 1·2·4지구 재개발에 따른 문화재 발굴 때 나온 결과물입니다.
전시관에선 각각 다른 형태의 집터 3개를 보존해 조선시대 한양에 어떤 집이 있었는지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전동 큰 집'이라고 이름 붙인 집터 앞에는 지금은 사라진 가옥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모형을 뒀습니다. 당시 모습과 현재 집터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골목길 ㅁ자 집' 터에서는 VR 기기를 쓰고 디지털로 복원된 집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문안길 작은 집'은 터만 남아 있는 곳에 실제와 같은 크기로 복원한 가옥입니다.
조선시대부터 수백 년간 사용된 골목길 42m는 관람객이 실제로 걸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청동화로, 거울, 일제강점기 담뱃가게 간판 등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 1천여 점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인근 청진동 유적에서 발굴된 유물 20점도 함께 전시됩니다.
'참조기 이석' 등 한 곳에서 다량 출토된 생선 뼈를 통해 당시 한양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 유적이 원상태로 전면 보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보존의 공존을 유도한 첫 사례이
서울시는 이처럼 개발-보존이 공존하는 방식을 '공평동 룰(Rule)'로 이름 붙여 앞으로 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굴되는 매장 문화재 관리 원칙으로 삼을 계획을 전했습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의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1월 1일은 휴관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