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K팝 / ⑮ 미스틱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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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분에선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에게 주고픈 노래를 만드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비트를 고르고, 허밍을 하며 그 위에 멜로디를 쌓다가 소파에 쓰러져 쉬는 순간까지 넣었다. 제목처럼 노래 한 곡을 탈탈 털어 만들어내는 이 방송은 작곡가 지망생과 윤종신의 팬을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환영받으며 회차마다 수십만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작곡 천재 윤종신은 왜 1인 방송을 찍어 자기 노하우를 속속들이 공개하는 것일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온 그의 창작 본능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가 2010년 시작한 '월간 윤종신'은 매달 새 노래를 발표하는 프로젝트로 약 10년 동안 꾸준히 진행돼 왔다.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그의 창작 DNA를 그대로 심어놓은 연예기획사로, 한국 연예기획사 중 가장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음악이 준비되면 수시로 음원을 발표하는 '리슨(LISTEN)', 박근태 프로듀서가 다양한 가수와 협업하는 '프로듀스드 바이(Produced By) 박근태'는 미스틱 대표 음악 프로젝트다. 영화, 드라마, 예능 제작도 노크하고 있다. 누적 조회 수가 1억4000만회를 넘는 웹 예능 '빅픽처'와 아이유 출연 단편 영화 '페르소나'도 미스틱 작품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창작으로 연예기획사 저변을 넓혀가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를 '콘텐츠'라는 키워드로 살펴봤다.
◆ 한국 대표 음악 창작소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한국 대표 콘텐츠 거장이 의기투합하며 탄생한 회사다.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와 조영철 음악 프로듀서(47)가 이끄는 '에이팝 엔터테인먼트'가 2014년 합병해서 이듬해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이기도 한 조영철 프로듀서는 브라운아이드걸스, 아이유, 써니힐 등 국내 대표 가수의 히트 앨범을 총괄 제작했다. 미스틱89와 에이팝 어느 쪽도 대형 기획사가 아님에도 두 회사 간 결합이 가요계 빅뱅으로 여겨졌던 이유다.
미스틱은 한국 대표 뮤직 크리에이터들을 어벤저스 불러모으듯 빨아들여왔다. 아이유 '좋은 날'과 '너랑 나'로 대중적 인지도 높은 스타 작사가 김이나도 미스틱 소속이다. 그는 조영철 대표와 부부 관계이기도 하다. 하림, 조정치, 정인, 롤러코스터 조원선까지 미스틱 소속 가수는 기본적으로 싱어송라이터다. 미스틱 작사·작곡 노래가 없었다면 디지털 음원 차트 1위 변천사는 지금과 다르게 쓰여졌을 것이다. 정병욱 음악평론가는 "미스틱 아티스트들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싱어송라이터를 좋아하는 팬층에게 꾸준히 어필되고 있다"며 "소속사 아티스트들 간 컬래버레이션이나 각종 공연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영상 제작에 발 들이다
2017년께 영상 제작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게 된다. 그해 1월 MBC 출신 여운혁 PD를 영상사업부 대표로 영입한 게 대표적 사건이다. 같은 해 9월 미스틱이 키를 쥐고, SM C&C, 하하, 김종국과 공동 제작한 웹 예능 '빅픽처'를 론칭했고, 소위 대박이 났다. 론칭 1년이 채 안 된 지난해 5월 1억뷰를 돌파했다. 지상파 채널에서 볼 수 없는 날것의 매력을 그대로 살린 게 성공비결이라는 해석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즌1·2와 스페셜 시즌 '빅피처 인(in) 베트남'까지 나와 있으며, 현재 시즌3를 준비 중이다. 자신감을 얻은 미스틱은 영화 제작까지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작을 발표한 단편 영화 '페르소나'가 출발점이다. 김종관,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등 영화 감독 4인이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각기 다른 작품 4편을 찍었다. 현재 유튜브, 넷플릭스, 극장 개봉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콘텐츠 다각화 결실 맺을지 주목
다방면에 씨앗을 뿌리며 소속 아티스트 기획에 다소 소홀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데뷔도 하기 전에 노래 '좋아'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괴물 신인' 소리를 들었던 민서는 막상 데뷔 후엔 스포트라이트를 별로 받지 못했다. 재치 있는 가사와 매혹적 음색이 돋보인 '너 사용법'으로 2014년 데뷔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미스틱89의 첫 남자 신인 에디킴 역시 재능에 비해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김반야 음악평론가는 "민서나 에디킴, 박재정, 장재인은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이고 싱어송라이터로서 각자 역량이 뛰어난 뮤지션임에도 그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는 느낌"이라며 "뮤지션에 대한 충분한 기획이나 장기적인 플랜이 없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본업인 가수 기획·제작에서 더욱 탄력 받고, '가능성을 확인한' 여타 콘텐츠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확을 거둘지 관심이 모인다. 결국 다각화한 사업 모두에서 결실을 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면 역시 회사 깊숙이 새겨진 창작자 DNA 때문일 것이다. 과거 라디오 프로그램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 출연한 윤종신에게 유희열은 "처음엔 '월간 윤종신'이 장난인 줄 알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주변에서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월간 윤종신'을 1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