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의 기세가 한층 꺾인 모습이다. 과당경쟁으로 인한 초과공급 발생, 주요 페스티벌이 개최지로 알린 서울랜드의 낮은 접근성 등이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버닝썬 게이트'로 인해 EDM 장르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1일 음악 축제 기획사 비이피씨탄젠트는 다음 달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릴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의 입장권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4월 27, 28일 이틀 간 열리는 이 행사의 일일권은 6만6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양일권은 9만9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하된다. 일일권 기준으로 할인율은 70%에 달한다. 주최측은 할인 혜택이 선착순 3000명에게 적용된다고 부연했다.
비이피씨탄젠트 측은 "서울랜드의 장소 협찬이 타결되면서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결정됐다"고 할인 이유를 공개했지만, 개최를 불과 한 달 여 앞두고 할인 혜택이 발표된 데에는 판매 부진이 한몫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 주최 측이 기존 입장권 구매자들에게 티켓 일괄 취소를 적용키로 발표한 것 역시 판매량이 많지 않았음을 암시한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여타 EDM 축제들 또한 유사한 수요 감소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의 원인은 EDM 축제 수의 급증이다. 현재 수도권 개최를 확정지은 대형 EDM 페스티벌은 6개로 지난해에 비해 2개 늘었다. 할인 정책을 발표한 '스트라이크'와 8월 열릴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코리아(EDC)'는 이번이 첫 개최다.
EDM 성지였던 잠실종합운동장을 올해는 대관하기 어려운 것도 걸림돌이다. 잠실종합운동장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개최를 앞두고 재정비에 들어간 이유로 '스트라이크'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EDC'는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다. 낮은 접근성 때문에 예전만큼 많은 관객을 모으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클럽 내 마약 투약과 성폭행으로 얼룩진 '버닝썬 게이트'로 인해서 EDM 축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다수 EDM 축제 주최 측은 페스티벌 입장 팔찌를 찬 관객들에게 당일 EDM 클럽 무료 출입 혜택을 주면서 클럽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주요 EDM 페스티벌이 협업한 클럽 면면을 보면, 스펙트럼·스타디움은 이번에 문제가 된 버닝썬과 아레나를 페스티벌후 애프터 파티 장소에 포함했고, 울트라 코리아는 버닝썬과 함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클럽이나 축제를 넘어서 EDM 장르 소비 자체가 위축될 수도 있다고 본다. 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는 "국내 음악이나 장르 문화 소비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르기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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