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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들이 품고 있는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형 작가의 《발가벗은 힘: 회사 밖에서도 통하는 진짜 역량》이다.
《발가벗은 힘》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자기계발서처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그러면 성공한다'와 같은 구태의연한 접근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가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퇴사할 때까지 자기계발과 경력개발 여정, 시행착오와 노하우, 그리고 야생에 나와 고소득 전문가로 연착륙하며 가슴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생생한 인생 스토리를 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독자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나처럼 살아라, 혹은 이렇게 살아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나는 이렇게 살면서 스스로에게 이런 자문을 해봤는데, 너도 한 번 해보지 않으련?'하고 물음표를 던져주었다.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게."라고 서평을 썼다.
40대 중반, 세 아이의 아빠이자 외벌이 가장인 이재형 작가는 안정적인 직장, 임원 타이틀을 뒤로 하고 2018년 '야생'에 나와 자신의 브랜드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가슴이 원하는 일을 하고,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하며, 충만하고 행복한 제2의 삶으로 연착륙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이미 4권의 책을 썼고, 칼럼니스트, 전문코치, 강사로 활동하는 등 스스로 퇴사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믿었던 그조차 처음 몇 개월은 야생에 나와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초조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2개월쯤 지나자 강의, 코칭, 자문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고소득 전문가로 연착륙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작가, 칼럼니스트, 전략 및 조직 변화와 혁신 분야의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미 연말까지의 강의, 코칭 스케줄이 거의 다 잡혔고, 수입 목표도 조기 달성했다고 한다. 그는 주로 대기업, 외국계기업, 중견기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CEO, 임원, 팀장 등 경영자와 관리자들을 코칭하고 있다. 글 쓰고, 강의하고, 코칭하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으며 '덕업일치'하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퇴사 후 이를 실현하게 된 것이다. 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으며,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등 그가 원하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의 제목 '발가벗은 힘'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 자신의 이름 석 자만으로 회사 밖에서도 통하는 진짜 역량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야생에 나오더라도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인의 경우 평생 팀장, 임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잘나가던 직책자가 하루 아침에 보직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직이라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부하 직원들이 그 피라미드를 떠받치고 있기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온전히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명함의 힘'은 조직을 떠나면 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생력을 갖추고 시장이 알아주는 전문 역량, 즉 '발가벗은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평사원도 마찬가지다. 이재형 작가는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윗사람 입맛에 맞는 보고서만 쓸 줄 아는 사람은 내용연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제2의 인생에 대한 준비 없이 퇴사하게 되면, 바로 은퇴기에 돌입하게 된다"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렇다면 '발가벗은 힘'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이재형 작가는 퇴사 후 자신처럼 전문가로 활동하려는 이들에게 "회사에서 'Plan B'를 완성하라"고 조언한다. '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인 상황에서, 준비가 안 된 어설픈 상태에서 무모하게 야생으로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평상시 회사 밖의 사람들과도 교류하라고 조언한다. 그가 야생에서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었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준비가 됐다는 것은 어디에도 내놓을 수 있는 프로필과 자신만의 강의 콘텐츠를 구비했으며, 그를 마케팅·영업해 줄 에이전트 회사, 교육회사들과 평상시 네트워킹이 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그의 역량을 높이 사 준 이들은 그가 퇴사 소식을 알리자 그를 시장에 적극적으로 세일즈 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워라밸'을 넘어 '워라인'(Work + Life Integration: 일과 삶의 통합)을 하라고 조언한다.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장인이라면 일과 삶을 분리하기보다 현재의 일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으라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경영, 전략, 조직 변화, 인사조직과 관련된 업무를 10년 넘게 해왔다. 조직개편이 잦긴 했지만, 큰 틀에서는 경영 업무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이렇게 쌓은 경력은 해당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줬고, 글 쓰고, 강의하고, 코칭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회사의 지원으로 미국 MBA 과정을 거쳤고, 사내강사로 활동하면서 강의 실력을 쌓는 기회로 활용했으며,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들을 자발적으로 수강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좋아하는 일이 밥 먹여 주는 시대'가 됐다며, 직장에 다니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덕질'을 소홀히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 역시 회사에 다니며 꾸준히 글을 쓰고, 강의 콘텐츠를 구상하면서 회사 밖의 세상과 계속 소통했다. 그 결과 '덕업일치'하는 삶을 실현하며 퇴사 후의 삶으로 연착륙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재형 작가는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조언한다.
"제가 퇴사한 이유는 저 스스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리되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부터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코칭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경영과 리더십에 관한 저의 가치관들이 정리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제 가치관과 충돌되는 일들이 많았고 제 눈높이에 맞지 않았죠. 그래서 저는 '훈수 두는 전문가로 살아가는 게 맞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인생을 살면서 자신에게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나는 어떤 존재(사람)가 되고 싶은가? 둘째, 나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입
'나는 어떤 존재(사람)가 되고 싶은가?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이 강한 여운과 숙제를 남긴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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