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정이 진 빚이 처음으로 80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가계가 빚을 갚을 능력도 사상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질 예금금리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분기에 일반가정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으로 주택이나 물품을 사려고 진 빚, 즉 '가계신용'은 801조 4,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상승한 겁니다.
같은 기간 '국민총처분 가능 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한 287조 6,0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계 신용을 국민총처분 가능 소득으로 나누면 가계가 빚을 갚을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배율은 1분기 2.79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치인 '2.83'을 제외하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빚을 갚을 경제적 여력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최악의 수준으로 치달았다는 뜻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예금금리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예금금리'는 지난 1분기 마이너스 0.92%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반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쪼들리고 있습니다.
다음 주 정부가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신용과 소득이 낮은 계층의 가계를 압박할 경우 채무불이행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