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정의 열풍을 몰고 왔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 교수가 세계지식포럼을 찾았습니다.
이번엔 과연 어떤 이야기로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요?
윤석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5년 맺은 교토의정서에 의해 전 세계는 앞으로 탄소배출량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지구를 살리자는 가치로 포장된 이 움직임은 과연 정의로운 행동인가?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샌델 교수는 나라마다 탄소 배출량을 지정하고, 배출권을 사고팔게 하는 순간 지구를 보호하자는 도덕적 의무감은 사라지게 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마이클 샌델 / 하버드대학 교수
- "물론 효율성과 효과만 따진다면 이러한 오염과 관련된 거래 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윤리적인 댓가는 무엇일까요?"
혈액을 사고파는 것, 공부를 잘하면 돈을 주는 부모님의 행동 역시 도덕적 가치를 깎아내리는 시장의 논리로 꼽았습니다.
샌델 교수는 최근의 신 경제 위기도 그 근본을 들여다보면 결국 시장의 논리가 간섭하지 말아야 할 부분까지도 끼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 인터뷰 : 마이클 샌델 / 하버드대학 교수
- "시장의 인센티브를 적용하지 말아야 할 곳에 적용함으로 해서 비 시장규범들을 완전히 밀어낼 수 있는 사례들이 되는 것입니다."
세계지식포럼 메인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샌델 교수의 정의론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 인터뷰 : 김태형 / 사법연수원 연수생
- "시장이라던가 여러 가지 이익보다 더 중요한 규범적 가치가 있다는 공동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저도 동감하는데, 그런 점에서 풍부한 예를 들어줘서 좋았습니다."
▶ 인터뷰 : 신가희 / 사법연수원 연수생
- "법조인들이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데 지도층으로 자신들의 생각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의가 무엇인지 공론화해서 일반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고 토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스탠딩 : 윤석정 / 기자
- "샌델 교수는 현재는 시장 논리가 적용돼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을 부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전 사회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윤석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