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적자를 거듭하는 회사가 임원 연봉을 올리는, 웃지 못할 일도 번번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유통업체인 D기업.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총액을 4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두 배 반이나 올렸습니다.
문제는 이 회사가 최근 4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
▶ 인터뷰 : D기업 관계자
- "보수에 대한 부분은 들어오시는 분들이 그전에 받았던 이력도 있고, 이 회사에 맞춰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못 할 수도 있으니까…."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철강업체 H사도 임원 연봉 한도를 60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총액은 그대로 둔 채 이사 수만 줄여 1명당 평균 보수를 높인 곳도 부지기수.
물론 실제 지급액이 아닌 한도를 뜻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상장사가 총액을 늘리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결국 임금 인상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송민경 /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
- "성과가 하락했음에도 임원 보수가 올라간다면 회사 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투자자 신뢰도 잃을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경영진이 좋은 실적을 냈다면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주주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김용민 VJ
영상편집: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