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에어컨 자주 켜서 전기료 폭탄 맞은 분들 많습니다.
한전이 주범으로 지목된 누진제를 고친다고 나섰는데요, 오히려 서민 부담은 늘어나 비난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한밤에 열린 올림픽까지 겹쳐 에어컨 사용이 급증했습니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8월부터 평균 2.7% 오르고, 쓸수록 가중해서 요금을 내는 누진제의 특성 탓에 전기요금 폭탄이 곳곳에 떨어졌습니다.
현재 누진제는 6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가장 낮은 단계는 100kwh, 다음 100kwh마다 요금이 뛰어 단계별 차이가 최대 11.7배나 납니다.
비난이 쏟아지자 한국전력은 6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요금 차이도 3배로 좁히는 누진제 완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한국전력 관계자
- "누진제가 1973년도에 도입이 됐는데요. 최근 가전기기 용량이 대형화되니까, 요금이 많이 나온다는 부분도 있고…."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되면 낮은 단계의 전기 요금은 오르고 높은 단계의 요금은 내리게 돼, 결국 다수의 서민이 소수의 부유층을 도와주는 형국이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고단계인 6단계, 즉 월 사용량이 500kWh가 넘는 집은 37만 5천 가구로 전체의 1.8%에 불과합니다.
결국, 전기요금 폭탄이라는 비난을 돌리려는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여기다 지식경제부도 누진제 완화에 유보적이어서 한전의 개편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