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을 살 때면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바로 유통기한인데요, 사실 유통기한은 실제 먹을 수 있는 기간보다 훨씬 짧게 표시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 유통기한을 고집하면서 막대한 음식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우유가 가득 놓인 진열대 앞.
소비자들의 공통된 행동은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정홍원 / 서울 문래동
- "(어떤 것을 보세요?) 유통기한이요. (이유는요?) 아무래도 좀 신선한 것을 구하려고…."
1985년 도입된 유통기한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거래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유통기한이 보통 2주인 우유는 사실 제대로 냉장보관만 하면 한 달 뒤에도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버리기 일쑤인데, 이렇게 버려지는 제품이 한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이영신 / 서울 신월동
- "아무래도 먹는 거다 보니까 유통기한이 하루 이틀 지나면 못 먹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싸게 파는 전문 쇼핑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이준형 / 유통기한 임박 제품 쇼핑몰 대표
- "시중제품보다 훨씬 더 저렴한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합리적인 쇼핑 방법이라고…."
다른 나라는 어떨까.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유통기한 외에도 소비기한이나 품질유지기한까지 함께 표기해 쓸데없는 낭비를 막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영세업체가 많다는 이유로 반드시 유통기한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박기환 /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
- "(새 제도를) 시행해 보지도 않고 경제적이나 사회적 이득이 얼마만큼 있을지 생각지도 않고 혹시나 하는 (식품 위생 사고의) 우려 때문에…."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국민 건강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도적 규제 때문에 멀쩡한 음식을 가차없이 버리는 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