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10일 이동통신사의 출자 전환에 대해 결국 "한번만 도와달라"고 읍소에 나섰다. 채권단도 거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가 이번 읍소로 마음을 돌릴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에게 채권단이 제시한 1800억원 출자전환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어 출자전환이 이뤄져 기업개선작업이 진행되면 회생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그간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으로 이동통신 업계에 기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 팬택 상황이 이통사에 큰 짐이 돼버린 것 같다"며 "채권단 제시안이 이통사가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제안임을 알고 있지만 대한민국 이동통신 생태계에서 팬택이 존속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검토하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팬택은 지난 20년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매진해온 중견 수출기업이고 세계 유수 이동통신 사업자가 인정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경영 정상화 방안이 계속 시행되면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채권단에서는 이미 이동통신 3사에 대해 출자전환에 나서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 채권단에서는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소비자와 맞닿아 있다는 특성 상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이동통신 3사가 가급적 18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팬택도 채권단이 이통사들의 출자전환 여부에 대해 정해놓은 기한인 8일까지 응답이 없자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고 읍소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근본적 책임은 팬택 경영진에 있음을 통감하고 있다"며 "팬택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마지막까지 도움을 요청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읍소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사들은 여전히 출자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방안을 모색한다거나 하지 않고 여론 조성 등을 통해 이통사를 압박하려 한다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날 팬택의 읍소에 대해 "팬택의 두 번째 워크아웃은 결국 채권단의 관리 잘못인데 이에 대한 책임을 채권단은 이통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결정 기한을 연장하고 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등 이통사를 압박하고 있는 것에 심기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정상화가 안 될 경우 지속적으로 이통사에 이 같은 요구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
이번 읍소에도 불구하고 오는 14일까지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채권 1800억원을 출자전환하지 않으면 팬택은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기존 기업개선작업은 전면 중지되고 사업 지속, 청산 여부를 놓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된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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