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치료 효능 높이는 신물질 찾아

국내 연구진이 간암 치료효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천연 물질을 찾아냈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싱가폴 국립암센터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천연물에서 간암치료제인 '트립톨리드(triptolide1)'를 새롭게 발굴하고, 여기에 나노입자기술을 적용해 간암 억제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다양한 종양 치료방법이 제시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간암은 기존 치료법으로 생존율이 가장 낮은 종양이었다. 간암치료제 중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는 소라페닙(Sorafenib) 조차 간암 환자 생명을 최대로 연장할 수 있는 기간은 2개월이다.
연구팀은 우선 수백 종의 약물을 조사한 끝에 미역순나무에서 발견된 '트립톨리드(triptolide)'가 간암 세포 치료효과가 기존 약물에 비해 훨씬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트립톨리드는 독성이 너무 강해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종양조직(pH~6)이 정상조직(pH~7)보다 산도(pH)가 낮고 특정 수용체가 간암세포에 많이 발현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중성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산성인 간암 조직에서만 터지는 고분자를 만든 뒤 트립톨리드를 그 안에 담았다. 그 결과 정상 조직의 산도에서는 약물 방출이 억제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간암조직에 선택적으로 치료제를 전달해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더 확실한 효능 검증을 위해 생쥐에게 이 치료제를 주입한 결과 약 3배 정도 생존율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택환 단장은 "천연물에서 효능이 뛰어난 신규 간암치료제의 발굴과 동시에 나노기술을 융합했다"며 "부작용은 줄이고 간암의 치료효과를 극대화 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지 5일 온라인자에 실렸다.
[김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