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촉발될 금융위기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이 연구원은 10일 발표한 '중국 부동산발 금융위기 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중국 정부의 그림자금융 및 공급과잉 산업 규제 강화와 맞물려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올들어 중국 주택가격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금융권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5대 리스크로 ▲주택시장 수급 감소 지속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버블 심화 ▲주택 공실면적 급증 ▲지방재정의 과도한 토지매각 수입의존 지속 ▲부동산 부실 대출 확대 우려 등을 꼽았다.
중국의 주거용 및 상업용 주택의 신규 착공면적은 올해 2분기 현재 각각 전년대비 -14.5%, 0.2% 증가했다. 주거용 신규 판매 면적도 동기간 9.3%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확대되는 등 부동산 버블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 전체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지난 2005년 8.9배에서 2013년 7.2배로 소폭 감소했지만 북경, 상해 등 대도시는 오히려 확대됐다.
이러한 가운데 주택 공실면적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전체 공실면적 중 주거용 주택 비중은 약 66%로 지난 2011년 이후 상업용(23%)의 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거용 주택의 공실면적은 지난해 기준 3억2400만 평방미터로 지난 2008년보다 3배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 버블 붕괴 우려가 확대됐다.
지방재정가 토지 매각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향후 지방 정부의 재정 악화도 우려된다. 지방정부의 재정수입 중 토지 사용권 매각 비중이 지난 3년간 평균 약 50%를 차지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방재정 악화로 파급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부실 대출이 확대되는 것도 문제다.
상업은행의 가계 불량대출 중 부동산 대출비중이 2010년 48.7%에서 2013년 35.3%로 다소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30%가 넘는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현재 약 10조5200억 위안으로 2005년 말(약 1조8600억 위안)보다 6배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른 중국의 소비.투자의 동반 둔화가 우려된다"며 "국내 소비시장이 동반위축될 것에 대비하고,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다양한 해외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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