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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원 케이유엠 대표가 차량용 커넥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
차량용 커넥터 제조업체인 케이유엠(KUM) 전성원 대표는 “요즘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는 전장화”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글로벌 커넥터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기준 389억 달러(약 42조79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자동차의 전장화 추세에 따라 차량용 커넥터 수요는 2018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완성차 및 차부품의 생태계와 달리 커넥터 분야는 글로벌 1위 기업인 TE커넥티비티(Tyco AMP) 등 ‘소수 사업자’가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전 대표는 “어떠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커넥터에 문제가 없어야만 부품들이 각기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일본·미국·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을 보면 대기업과 그 계열사 일부가 커넥터 시장을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60년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차량용 커넥터 부품은 기술력, 자본력, 품질 신뢰를 의미하는 역사 등 3박자를 갖춰야만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선 대기업 계열도 아니고, 이제 막 중소기업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올라선 케이유엠이 커넥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 대표가 창업 초기 제휴한 일본 기업의 기술을 뛰어넘어 독자적으로 커넥터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여년 동안 연구·개발(R&D)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케이유엠이 획득한 각종 지식재산권(IP)이 125건에 달하고, 200여건을 출원 중인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1987년 케이유엠과 손을 잡았던 일본 기업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케이유엠의 문제가 아닌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판단해 철수했다. 케이유엠에겐 큰 위기였다. 하지만 전 대표는 ‘어차피 남의 밥그릇 잔치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이때부터 바닥을 다졌다. 인재를 뽑아 일본에 연수를 보내는 등 커넥터 개발을 시도했다. 10년만인 2008년 마침내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 대표를 포함해 2명으로 시작한 케이유엠의 직원은 지금 국내만 630명이고, 이 중 R&D 직원은 105명이다.
케이유엠이 생산하는 커넥터는 암단자와 숫단자를 끼면 절대로 빠지지 않아야 하는 성능은 기본이고, 물 속 1m에 넣어도 거뜬할 정도로 방수성이 뛰어나다. 영하 40도의 극한 상태와 120도의 고온을 견뎌낸다. 특히 커넥터에 연결되는 케이블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고무(실리콘 러버)를 자체 생산해 품질 등 생산 효율을 높여 국내에서 차량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400여개 업체와 모두 거래하고 있다. 케이유엠 매출은 2012년 1374억원, 2013년 1627억원, 2014년 1809억원으로 매년 10% 가량 성장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2037억원.
[울산 = 민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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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원 케이유엠 대표가 차량용 커넥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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