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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60억원의 식품업체 ‘한백식품’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김구이 노점에서 시작됐습니다. 가진 거라곤 3억의 빚이 전부였던 노점장사꾼은 특유의 억척스러움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어 지금은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건실한 기업을 만들어냈습니다. 포기를 모르는 여장부 ‘한백식품’ 박향희 대표의 성공비결을 MBN ‘성공다큐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Q. 주부에서 노점장사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는데, 계기가 뭔가요?
살기 위해 시작했어요. 애가 셋인데 빚이 3억이었습니다. 보통 직장인 월급으로는
갚을 수 없는 액수였죠. 내 사업밖에는 갚을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밑천이 없으니 바구니만 있어도 장사를 할 수 있는 전통시장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앉을 자리도 없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번영회로 찾아가 전통시장엔 '저 같이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설득을 거듭한 지 한 달 만에 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그렇게 처음 시장에 터를 잡은 날이 7월 말, 35도까지 올라간 무더운 날이었어요.
Q. 하루 6만원 벌이에서 명물 장사꾼이 되기까지, 고생이 숱했을 텐데요?
섭씨 400도. 김 굽는 온도예요. 한여름에도 이웃점포에 방해될까 파라솔도 못 쳐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그렇게 김을 구워냈습니다. 노점이라 전기도 못 쓰니까 밤에는 촛불을 켜놓고 김을 구웠어요. 그렇게 고생해도 처음 1년은 하루에 6만원도 못 벌었어요. 다들 제가 열흘도 못 버틸 거라고 생각했대요. 하지만 제겐 버텨야할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바로 제 아이들이었죠. 손님을 끌기 위해 안 해 본 게 없는 것 같아요. 활기를 잃지 않으려 손님들을 기다리는 동안 혼자 제자리 뛰기도 하고, 김 매출이 신통치 않자 녹차를 우려 함께 팔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5년을 지냈더니 시장 내 명물 장사꾼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Q. 프랜차이즈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내 아이들과 함께 사는 것. 그것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이자 목표였어요. 화장실 두 칸 딸린 집이 생길 때 아이들을 데리고 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려면 1억이 필요했는데 마침 정부에서 창업비용을 지원한다기에 무작정 뛰어들었습니다. 사업 초기엔 새벽마다 엎드려서 울기 일쑤였죠. 너무 막막해서. 안 되겠다싶어 '‘프’자가 붙은 곳은 다 가보자'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녔습니다. 그렇게 발품 팔아 만난 인맥을 통해 프랜차이즈 업무 노하우를 배워갔습니다.
Q.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까지,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가 뭔가요?
직접 발로 뛰는 것. 그것이 저의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입니다. 사업 초기 마트 입점을 위해 직접 밥을 싸들고 나갔습니다. 현장에서 김밥과 주먹밥을 말아 직원들에게 맛보여주며 활로를 열어나갔어요. 맛있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마트 곳곳에서 러브콜이 들어왔습니다. 입점 점포 중 매출 1위를 하기도 했어요. 사업이 안정된 뒤에도 다른 점포들과 차별화를 위해 맛뿐만 아니라 진열 상태도 꼼꼼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Q. 연기 나지 않게 김을 굽는 특허는 어떻게 받게 됐나요?
김 구울 때 나는 연기가 제 속을 참 많이도 썩혔습니다. 노점에서 장사할 적엔 연기 때문에 여러 번 쫓겨나기도 했었죠. 주변에 폐 끼치는 게 미안해 자청해서 이웃점포 주변까지 청소를 해줬어요. 사업을 하고 나서는 연기 때문에 몫이 좋아도 입점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마음먹고 머릿속에 ‘어떻게 하면 연기를 뺄 수 있을까’ 이 생각만 하고 살았습니다. 지인들을 만날 때도 줄곧 이런 얘기를 했더니 여기저기서 조언들을 해줬어요. 그것들을 밑천삼아 연구했더니 특허까지 받게 됐습니다. 특허를 받은 뒤 매출이 3배까지 뛰어 회사에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Q. 해외시장 진출 의지가 강하다던데, 잘 진행되고 있나요?
공장으로 가기 위해 꼭 건너야 하는 다리가 있습니다. ‘세계로’라는 이름의 다린데요, 우스갯소리로 직원들한테 다리를 건널 때 ‘세계로 가자!’라고 외치라고 합니다. 그 다리엔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제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현재 일본과 중국에 매장을 냈고, 얼마 전엔 인도네시아와 MOU 체결도 마쳤습니다. 나라마다 입맛이 다 달라 어떻게 하면 맞출 수 있을지 직원들과 함께 연구하며 세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사업 목표는 뭔가요?
‘김’하면 ‘한백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