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부부 과학자가 다시 한 번 실력을 입증했다.
마이브리트 모세르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52)와 같은 대학 에드바르드 모세르 교수(53)는 쥐의 뇌세포에서 장소세포와 격자세포에 이은 제3의 내비게이션 세포인 ‘속도세포’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들 부부는 2005년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의 일종인 ‘격자세포’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1903년 피에르 퀴리와 마리 퀴리(노벨 화학상), 1935년 이렌 졸리오 퀴리와 프레데릭 졸리오 퀴리(노벨 화학상)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부부가 함께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격자세포는 동물이 공간을 움직일 때마다 활성화되는 세포로 공간의 경계나 모서리 등을 인지해 뇌 안의 GPS라고 불린다. 사람이 넓은 운동장의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격자세포 때문이다.
부부 과학자는 이번에 속도와 관련된 세포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쥐의 뇌에 전극을 심은 뒤 러닝머신 위를 달리게 하면서 속도에 따라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을 발견했다. 거꾸로 속도세포가 활성화되는 정도를 보면 쥐가 가속하거나 감속하는 시기의 예측도 가능했다. 속도세포는 장소, 격자세포와 함께 동물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뇌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부 연구진은 속도세포의 움직임은 환경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