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다 싶을 정도로 통이 넓은 여성용 바지가 잘 팔리고 있다. 와이드팬츠의 유행은 올 봄부터 시작됐지만 여름으로 오면서 더 불붙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와이드팬츠 판매는 255%나 늘어났고, 코오롱FnC의 여성복 브랜드 ‘럭키슈에뜨‘에서는 320% 성장했다. 불황으로 패션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나온 실적이어서 주목된다.
이같은 ‘통 넓은 여성바지’의 인기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관계가 있다.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아이템과도 코디하기 쉬운 ‘올라운드 플레이어’ 격인 바지가 잘 팔린다는 것이다. 티셔츠, 블라우스 등 어떤 것에 매치해도 크게 무리가 없고, 리넨, 면, 폴리 등 소재도 가리지 않는다. 신발도 ‘정장엔 구두’와 같은 공식없이 웨지힐, 스니커즈, 샌들, 슬립온 등 왠만한 건 다 잘어울린다는 평가. 바지 하나로 여러가지 코디가 가능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착용했을 때 마치 운동복을 입은 것마냥 편하고 시원한데다가, 대부분 물빨래가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져 더 인기다. 몸에 딱 붙는 스키니진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행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확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에잇세컨즈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와이드팬츠는 통이 다른 제품에 비해 특히 넓어 마치 치마처럼 보이는 듯한 스타일이다. 허리부분 옆과 뒤쪽을 활용, 3~4cm가까이 늘어나는 이밴드(e-band)를 삽입해 실용적이고 편하다. 그러면서도 출퇴근 복장으로도 무리가 없고, 구두나 슬립온, 스니커즈 등 어떤 신발과 매치시켜도 잘 어울린다. 네이비와 블랙, 화이트 등 무난한 색상과 코디가 쉬운 스트라이프패턴 등이 잘 나간다.
황지현 에잇세컨즈 수석보는 와이드팬츠 열풍을 두고 “화려하고 거창한 것보다는 소소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킨포크 라이프스타일’이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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