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조금씩 돈을 넣다 보면, 어느새 크게 불어난 예금 통장의 숫자를 보며 흐뭇하게 웃음 짓던 분들 많으셨죠?
아쉽게도 내후년부터 이런 모습이 점차 사라질 전망입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김병이 / 서울 명륜동
- "(은행거래)스마트폰으로 하죠. 집에서 직접 할 수 있으니까 훨씬 간단하잖아요. 줄 서야 하고 불편하잖아요. "
▶ 인터뷰 : 정현경 / 서울 필동
- "가서 눈으로 보는 게 편하기도 하고 물어볼 것도 물어보기도 하고…."
서민의 애환이 담겼지만, 사실 종이통장의 이점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 뱅킹으로 종이통장 자체가 필요 없어졌습니다.
되레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분실이나 인감변경으로 재발급 받을 땐 쓸데없는 수수료까지 내야 합니다.
금융사들도 통장 발행이 부담스럽습니다.
▶ 인터뷰 : 오영주 / 우리은행 부지점장
- "종이통장 한 개를 발행하는데 인건비부터 관리비부터 5천 원부터 1만 8천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통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지만, 그간의 관행 때문에 아직도 전체 은행계좌의 91.5%는 종이통장 계좌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2017년 9월부터 종이통장 신규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올 9월부터 그때까지는 금리우대나 수수료 절감 혜택을 줘 무통장 거래를 유도할 방침입니다.
다만 고객이 60세 이상이거나 거래기록을 위해 원하면 통장을 발행해주되, 2020년 9월부터는 소비자가 발행 비용을 부담토록 했습니다.
이로써 종이통장은 1897년 국내 최초의 상업은행인 한성은행 설립 이후 1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