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중 하나인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복제약이 다음달 본격 출시된다.
시알리스는 현재 나와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중 가장 비싼 약가로 팔리고 있다. 오리지널 약은 미국 릴리가 개발했는데, 현재 판매가는 평균 1만 7000원(20mg 기준) 정도다. 비아그라 복제약들이 50mg 기준으로 보통 3000~5000원 대에 팔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더 비싼 셈이다. 하지만 시알리스도 복제약이 나오면 비아그라 복제약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이번에 시알리스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국내에 등장하는 제품수만 150여개에 달할 전망이다. 그간 비아그라가 장악하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 시알리그가 가세하면서 지각변동이 예측된다.
발기부전치료제에는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외에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레비트라가 있다. 비아그라가 지난 2012년 가장 먼저 특허가 끝나 복제약 판매가 시작됐다. 레비트라는 오는 2023년에야 특허가 만료되므로 복제약이 나오려면 몇년 더 있어야 한다.
시알리스, 비아그라, 레비트라 등 세 의약품 모두 기본적으로 작용 원리는 같다. 음경에 작용해 발기에 관여하는 효소인 PDE-5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다만 발현 시간, 지속기간, 안정성 등에 차이가 있다.
레비트라와 비아그라는 발현시간이나 지속시간이 거의 비슷한 편이다. 비아그라는 발현시간이 빠르면 30분, 늦으면 한 시간 정도 걸리고 레비트라는 약 30분 가량 걸린다. 비아그라 지속기간은 약 4시간 정도고 레비트라도 약 5시간 정도로 거의 비슷하다. 다만 레비트라가 발현됐을 때 강직도가 비아그라보다 낫다는 평가가 있다.
시알리스는 발현시간이 16~30분으로 가장 빠르다. 지속시간도 24~36시간으로 가장 길다. 즉, 관계 바로 직전에 복용할 수 있고 한번 복용하면 최대 3일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긴 지속기간으로 주말에 앞서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크엔드 필(weekend pill)’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위 안에 음식이 남아있을 경우 비아그라 흡수량이 20~30% 감소되는 것과 달리 시알리스는 음식이나 술 같은 물질과 상호작용이 없어 어느 때나 복용이 가능하다. 특히 시알리스는 매일 복용하면서 일시적인 발기력 개선이 아니라 ‘발기부전이 없는 것과 같은 정상적인 성생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알리스는 전립선 비대증 개선 효과도 갖고 있다. 이 특성으로, 시알리스는 비아그라와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세웅 서울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시알리스는 전립선 비대증 적응증도 함께 인정받은 약품”이라며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사람의 50%가 발기부전 문제도 갖고 있는데, 이들이 시알리스에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미 시알리스 복제약 출시 경쟁에 돌입했다. 9월 4일부터 바로 시판이 가능하도록 이미 준비는 끝났다. 일단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제품명 경쟁부터 치열하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 처방으로 구입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이 어떤 브랜드를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 제약사들 저마다 기억하고 쉽고 인상적인 제품명 개발에 골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약품”이라며 “의사들도 환자들이 요구하는 약을 처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비아그라 복제약 시장에서 ‘팔팔’이라는 제품으로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구구’라는 이름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팔팔하게 99세까지 건강하자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종근당은 ‘센돔’이라는 제품명을 지었다. ‘센트럴(Central)’과 지배를 뜻하는 ‘도미니언(Dominion)’을 합성한 말인데, ‘센놈’으로 인식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웅제약은 시알리스 성분명인 타다라필 앞글자와 타오른다를 합친 ‘타오르’, 신풍제약은 순식간에 탄다는 의미의 ‘바로타다’ 등으로 이름을 지었다. 또 동광제약 ‘세니트엔’, 안국약품 ‘그래서’ 등은 물 없이 복용할 수 있고 휴대도 편리한 필름용 제품을 선보이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로 ‘고개 숙인 남성’ 문제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 부작용도 잘 살펴봐야 한다. 발기부전치료제들은 모두 안면홍조, 두통,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관리원도 ‘발기부전치료제 안전사용 길라잡이’를 발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고에 따르면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뒤 사망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모두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과 관련돼 있었다. 특히 ‘니트로글리세린’, ‘나이트레이트’ 등을 복용 중인 심혈관계 질환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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