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66)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38)가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18일 SPC그룹은 그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37)는 이번에 인사 이동이 없었지만 장남 허 전무의 부사장 승진으로 SPC그룹의 3세경영 체제가 본격 가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임 허 부사장은 연세대 생화학과 졸업 후 지난 2005년 SPC 내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담당하는 법인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했다. 아버지와 같은 미국제빵학교(AIB)를 수료했다. SPC 입사 후 경영 기획과 글로벌 사업, 이노베이션 랩(연구소) 사업 등을 도맡으며 착실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전무로는 지난해 3월 승진해 이번에 1년 남짓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SPC그룹은 지난 1945년 고(故) 초당(草堂)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군에 세운 상미당(賞美堂)이라는 빵집을 모태로 삼고 있으며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해방둥이 기업이다. 1983년 허 명예회장 차남인 허영인 회장이 경영을 맡아 2세 경영이 확립됐다.
특히 올해 3월 허진수·허희수 두 아들이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본격 등장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두 아들은 그룹 지주회사 격인 파리크라상과 그룹 모태 삼립식품 지분을 각각 두 자릿수 이상 보유하며 그룹 후계자로만 예상됐을 뿐이었다. 하지만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그 결과에도 책임을 지게 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다. 특히 이제 장남이 부사장에 먼저 승진하면서 승계 과정도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SPC그룹은 허 부사장 선임 외에도 기존 파리크라상 대표이사인 권인태 부사장(56)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기존 조상호 SPC 총괄사장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된다. 신임 권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86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CJ푸드빌 경영기획실장, CJ제일제당 영업본부장, CJ그룹 전략지원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파리크라상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권 사장은 영업부터 기획, 홍보에 이르기까지 업무 경험이 풍부한 CEO로 꼽힌다.
그 외 인사는 다음과 같다. ◇전무 ▲박해만 삼립식품 전무 ▲김동균 파리크라상 전무
◇상무 ▲주성호 삼립식품 상무 ▲박용중 삼립식품 상무 ▲한상태 파리크라상 상무 ▲임희준 파리크라상 상무 ▲서기찬 비알코리아 상무 ▲윤종국 삼립GFS 상무 ▲이귀석 SPC네트웍스 상무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