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연말을 맞아 저렴한 가격의 전용폰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내년 초 프리미엄폰 출시에 앞서 일부 제품의 공시지원금(단말기 보조금)을 최대 지급액인 33만원까지 높이는 등 재고떨이에도 나서 연말 이통시장이 불붙을지 주목된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초기 휴대전화 구매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중저가폰 시장은 올해 3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12.5%P 늘어난 34%까지 늘어났다. 현재 판매되는 스마트폰 3대 중 1대는 중저가 스마트폰이라는 의미다. 이에따라 이통사 역시 중저가폰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중저가폰으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삼성전자 갤럭시 A8을 단독 출시한 데 이어 TG앤컴퍼니와 손잡고 전용폰인 루나를 선보이면서 단통법 시행 이후 얼어있던 이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루나의 출고가는 44만9900원으로 최대 공시지원금 31만원을 받아 판매 초기 일평균 2000대씩 팔려나갔다. SK텔레콤은 올해 루나가 15만대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리미엄폰이 아닌 중저가폰의 판매고가 15만대를 넘어서는 것은 SK텔레콤 전용단말 중에서는 루나가 처음이다. 특히 10~30대 비중이 70%에 달해 중저가폰은 주로 중년층이 사용한다는 틀을 깼다. 전용폰이 좋은 반응을 얻자 SK텔레콤은 구글과 화웨이의 합작폰인 넥서스 6P를 단독 출시하며 중저가폰 시장에서 세를 확장했다. 최근에는 단독 출시한 갤럭시 A8의 지원금을 최대인 33만원으로 높이기도 했다.
그동안 중저가폰에서 강세를 보인 KT도 반격에 나섰다. KT는 지난달 갤럭시 J7를 단독 출시해 하루 평균 2000대를 팔고 있다. J7은 지난 6월 중국과 인도에서 보급형 단말로 먼저 선보여 흥행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J7의 출고가는 37만4000원으로 플래그십 모델에만 적용되던 퀵카메라 기능까지 탑재하는 등 프리미엄폰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최대요금제 기준 공시지원금이 33만원까지 늘어 가격 부담이 더 낮아졌다.
LG유플러스는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내놓은 화웨이 Y6의 가격은 15만4000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하다. LG유플러스의 음성무한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New음성무한 29.9 요금제를 사용하면 13만4000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유통점 추가 지원금인 2만원까지 받으면 사실상 ‘공짜’와 다름없다.
보조금도 올랐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주말부터 최신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S6와 S6엣지에 대한 지원금을 최고가 요금제 기준 상한선인 33만원까지 올렸다. 최대 15%의 유통점 추가지원금까지 받으면 갤럭시S6 가격은 40만4000원, 갤럭시 S6는 49만9000원까지 떨어진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갤럭시 S6와 S6엣지 지원금을 최대 30만원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LG전자 G4 역시 SK텔레콤은 밴드 데이터100요금제 기준 33만원까지, KT는 LTE 데이터 선택 999 기준 30만4000원까지 올려 유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 출시가 내년 1분기로 당겨질 것으로 예상돼 이통사가 재고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을 맞아 신제품 출시 전 중저가폰 위주로 고객을 선점하려는 이통사 경쟁도 당분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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