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과일이나 와인·맥주 등 주류 가격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유독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품별로 세계 1~2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만 ‘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호주 등 13개국 주요 도시 현지 백화점과 마트, 슈퍼마켓에서 수입식품과 농·축산물 등 35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환율은 지난해 6~12월 평균값을 적용했다.
그 결과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칠레산 청포도(탐슨 시들리스)와 칠레산 몬테스알파 와인, 자국산 삼겹살 가격은 다른 나라를 제치고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칠레·미국산 청포도는 800g당 7009원으로 미국 현지 가격(4069원)의 2배에 달했고 칠레산 몬테스알파 와인은 3만8875원으로 5번째로 비싼 네덜란드(2만2681원)과 비교해도 70% 이상 비쌌다.
특히 수입맥주(330~355㎖ 캔맥주) 8종을 대상으로 한국에서의 판매가격을 살핀 결과 대부분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네켄과 밀러 판매가격은 세계에서 2번째로 높았고 아사히와 칭다오 맥주 가격은 3번째로 비쌌다. 특히 하이네켄의 한국 판매가격(2016원)은 네덜란드 현지가격(729원)의 2.9배, 밀러 맥주(2203원)는 미국 현지가격(960원)의 2.3배에 달했다.
스테이크로 자주 쓰이는 미국·호주산 쇠고기 등심(1㎏) 가격은 중국이 16만7413원으로 가장 높았지만 한국은 5만571원으로 3만원대에 그친 독일이나 네덜란드보다는 월등히 비쌌다. 중국(1만4679원)의 2배에 달하는 국산 삼겹살 가격(2만7930원)도 13개국 가운데 단연 1위였다.
소비자시민모임 관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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