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심한 판막질환을 갖고 있는 태아는 출생 후 여러 번의 가슴을 여는 심장수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출생 이전 엄마 뱃속에서 좁아진 판막을 풍선으로 넓히는 시술이 가능해져 국내 태아치료 분야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이미영 교수와 소아심장과 김영휘 교수팀은 선천성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는 29주의 태아에게 최근 엄마 뱃속에서 대동맥판막 풍선확장술을 시행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이란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심부전 등이 발생하고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선천성일 경우 임신 20주 전후에 산전 초음파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진단이 비교적 쉬운 것에 비해 지금까지 태아에서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었고, 출생 후에 치료를 하려면 상태가 이미 악화된 경우가 많아 여러 번에 걸쳐 가슴을 절개하는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원혜성·이미영 교수팀은 34세 서모씨는 임신 24주에 정기 검진에서 뱃속의 태아가 선천성 대동맥판막협착증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엄마 배를 통과해 태아의 대동맥판막까지 카테터를 삽입한 후 소아심장과 김영휘 교수의 도움으로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판막을 넓히는 시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했다. 시술은 약
태아의 판막 풍선확장술은 지난 1991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현재는 미국 보스턴 어린이 전문병원에서 가장 많은 치료를 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