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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가 큰 사람일수록 당뇨위험은 낮지만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 제공 = 사이언스데일리] |
공교롭게도 당시 저 발언이 한 ‘여성’분에게서 나왔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발언의 당사자는 공공의 적으로 몰렸다. 아마도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인 ‘키’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공분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 싶다.
TV나 영화를 보면 키가 크고 날씬한(요즘은 여자만이 아니라 남자도 날씬한게 대세인듯 하다) 남자 연예인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우월한 그들의 기럭지(?)를 보고 있노라면 사실 좀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키가 크면 좋은점만 있을까. 모든 일에는 좋은 점만 있을 수는 없듯이 키가 크면 큰 대로 문제(?)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독일당뇨병연구센터(DZD)와 튀빙겐의대, 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은 키와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즉 키가 큰 사람들일 수록 심혈관질환, 2형 당뇨병의 위험은 낮지만 암이 걸릴 위험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실 키는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 내 키가 얼마나 클지는 부모님(혹은 조상님)의 키에 달려있는 셈이다. 최근 수십년 간 전세계적으로 이뤄진 연구를 보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평균키는 계속 증가해왔다. 항상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키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키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지난 수십년 간 이같은 ‘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국가는 네덜란드였다. 현재 네덜란드 남성들은 150년 전 그들의 조상들모다 평균적으로 무려 20㎝가 더 크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1인당 우유 및 유제품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다. 물론 이게 전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평균 키가 늘어난 것에 대한 하나의 설명이 될 수는 있다.
DZD 노르베르트 슈테판 박사, 튀빙엔의대 당뇨연구소 한스 울리히 해링 교수, 하버드의대 프랭크 후 교수 공동연구팀은 키와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키가 주요 비감염성질환의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를 도출했다. 키가 특정 질병의 유병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키는 체지방량 등 다른 변수와는 전혀 상관없이 독립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마티아스 슐체 교수는 “역학조사결과 키가 6.5㎝ 커질수록 심혈관계 질환으로인한 사망가능성은 6% 감소했지만 암으로 인한 사망가능성은 4%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키가 큰 사람은 작은 사람보다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간에 포함된 지방의 양이 적은 것을 확인했다. 키가 큰 사람일수록 심혈관계 질환과 2형 당뇨에 강한 이유인 셈이다.
키가 큰 사람의 경우 골격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에 더 민감하고 활발히 반응하는데 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키가 크는데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폐암, 대장암 등 암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의학저널인 ‘란셋 당뇨병과 내분비학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영욱 과학기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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