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기자간담회>
▲ 김병원 회장 인사말
요즘은 점심이나 만찬을 초청하기도 상당히 어려울 때가 잦습니다. 바쁘시고 많은 일정 있으실 텐데도 참석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농협에 대해 잘 알고 계시듯이 제가 농협 회장이 돼서 뭘 좀 해볼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농협이 60년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 그동안 농협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많은 역할을 해 온 것도 분명한 사실인 거 같습니다.
농협이 국민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컨설팅을 해봤는데 국민경제에 연간 24조 정도 영향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어찌 됐건 농촌 발전도 그렇고, 농협이 어떻게 보면 농촌사회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역할 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농협은 많은 농민에게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느냐에 대한 많은 얘기 들어왔고 또 국민 여러분도 농협에 대한 역할 문제를 여러 가지로 평가하는 그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농협에 관한 얘기 중 가장 많이 나오는 게 농협 정체성 문제입니다.
그래서 그게 농협이 60년 동안 걸어온 길을 보면 많은 과정 속에서 농협이 갖는 가치교육을 하다가 시대가 바뀌면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자꾸 농협 직원들 가슴에 농민들의 그 애절한 마음이 좀 많이 식어가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 섞인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직원들이 농업협동조합의 목적과 원칙과 정체성을 가슴에 안고 협동조합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취임과 동시에 농협이념 중앙교육원 문을 열고 거기서 직원들을 농업협동조합이 갖는 소중한 가치 농민들 가슴에 안고 사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교육은 아마 지속적으로 계속 이뤄질 거고요. 또 우리 농협 직원 가슴에 농민이 없이 어떻게 경영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거죠.
농협은 그런 목적과 원칙과 정체성이라는 운동적 성격과 경영이라는 것을 동시에 끌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다른 기업과는 엄격하게 구분된 단체가 아닌가 생각하고 우리의 십만 임직원 가슴에 목표보다 중요한 농민들을 가슴에 안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맨 먼저 시작해 가고 있습니다.
농협을 많은 사람이 얘기할 때 농협 안에 지금도 관료주위적인 잔잔한 것들이 묻어나 있다는 얘기 많이 합니다.
농협이 개혁해야 한다는 소리도 많이 나옵니다. 커다란 것보다 작은 거부터 혹시 잘못된 관행 있다면 하나씩 없애나가고 잘못된 관행을 하나씩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지금 그런 준비를 착실하게 하나씩 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농민들 어떻게 하면 선진농민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최근 우리 농협 업무보고를 받다 보니 모태펀드를 만들고 계시더라고요. 농림부가 자금을 대고 일부는 중앙회가 내고 있는데요.
요즘 6차산업 통해서 농민들이 갖은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모습도 봤습니다. 벤처 농업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분들이 각자 개인이 개발해서 많은 농산물 만들어내는데 애로사항 뭐냐면 이분들이 정거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가 만들고자 하는 게 그런 분들 한곳에 모아서 그분들 기술 부족하면 기술 제공하고 자금 부족하면 자금 대주고 제품 판매해주는 또 유통도 함께 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조경제농업지원센터를 7월 1일 정도에 안성연수원에 하나 만들려 합니다.
이게 만들어지면 농협은 정거장 역할을 하고 그런 농업을 하는 사람들을 다 모으려 합니다. 기술이 부족한 농민들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시키고, 원가 낮추고 품질 높여서 창조적 경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드려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농업 창조경제의 모호함을 많이들 얘기하시는데 농업의 창조경제는 실질적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어서 그걸 취임해서 중점 사업 의 일환으로 끌고 가고자 합니다.
또 문제가 시골 가서 보면 농민 조합원 이제 200만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275만이라고 해도 전체 국민의 5.5퍼센트밖에 안됩니다.
농민조합원이 실질주인이지만 68%가 비조합원이 이용하는 농협으로 바뀐다고 봤을 때 국민의 농협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바쳐야겠다 이런 생각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농협대학 안에 농촌사랑교육원 간판 내리고 거기에 국민운동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기관을 만들어서, 국민이 이 나라 농협을 적극 이용해서 농협의 부가가치가 농촌에 그대로 뿌려질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을 해봐야겠다는 뜻도 있습니다.
여기서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지금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런 내용이고요. 농협 하면 농산물 유통 관심 많으신데 유통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생산 단계를 중시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양파 마늘 이런 것들이 계절적으로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는 작목에 대해 농협도 일단 파종 단계에부터 농민들을 지도하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품목별로 유통과정에 병목현상 일어나는 게 뭔지 직접 유통경로에 참여해서 문제 있는 병목현상 풀어내도록 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농산물 유통에 농협이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도 맺힌 부분을 풀어내도록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농업에 지금까지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지만 농촌현장은 애절합니다. 가서 보시면 다 노인들밖에 없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하나의 희망을 갖고 있는 건 우리 국민이 농업에 대한 생각을 해주시고 여러분이 농업을 관심 깊게 봐주시면 이 나라 농촌이 보전되고 발전하리라 봅니다.
▲▲ 일문일답
-(협동조합 정신이란 좋은 말씀을 하셨는데, 경쟁력이나 글로벌 등 이런 모토를 10년 이상 비전으로 내세웠는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다른 방향을 내세우는 건 임기 4년 동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농협은 사실 협동조합 이념이 가슴에 없으면 그 무엇도 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20:80 파레토 법칙 2대8 원칙인데, 2대8이면 이뤄질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4년 임기 동안 20퍼센트 끌고 갈 수 있는 건 쉽지 않을 거 같아서 2퍼센트 부족한 18퍼센트를 달성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민 소득을 위해 존재한다는 존재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벤처 농업대학은 이제 못 가시겠네요?)
=어제도 가서 수업하고 계속 할 생각입니다. 겸임합니다. 어제 신입생 면접했는데 150명 모집에 230명 왔습니다. 거기 나오는 학생들이 6차산업과 벤처 농업, 스마트 팜 등의 주역이 될 사람들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경제지주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 폐지하는 것인지?)
=장관님한테 내가 2017년에 농협법에 의한 것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그걸 해보고 그게 농민을 위한 경제지주가 되거나 지역농협을 위한 경제지주가 되면 더 크게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만에 하나 그게 회원농협에도 도움 안 되고 농민에게도 도움 안 되면 제고해봐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무작정 폐지론을 주장한 건 아닙니다. 일단 시도해보고 농민과 지역농협에 도움되는 조직이면 그걸 더 키워야죠. 근데 만약 그게 아니라 하면 제도 개선하거나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 사업 이관 마무리하고 내년에 경제지주 예정대로 출범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회원농협과 경쟁 관계를 어떻게 할지가 중요합니다.
-(11조 원의 빚을 갚는 부분에 대한 계획은?)
=11조 중에 4조 5천억을 갖고 왔잖아요. 그걸 상환하는 시기가 문제인데, 전체적으로 사업분리 이후에 조직이 좀 방대해지고 그런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 빚을 갚기 전에 할 일이 뭐냐면 우리 자구노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직 이중적인 것들은 통폐합하면 문제가 줄어들 거고요. 통합운영해서 비용 절감하는 자구 노력을 통해 노력하고 그 이후에도 안되면 사업 구조개편에 따른 빚이라 여겨야죠. 4조 5억 원에 대한 상환 연기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자구 노력하고, 그런 것도 안되면 일부 정부 도움을 받아서 그냥 도와준 건 아니구나 자구책 강구 하고 연기 해달라고 하는구나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구책 때 직원들 일자리 문제는?)
=일자리보다 중요한 게 노동의 생산성입니다. 소위 말하는 관리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둘이 하고 있다 하면 나머지 한 사람은 현장에 사업부서에 가서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관리조직을 좀 슬림 하게 하고 사업조직을 키워나가는 조직 형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농협양곡 인수 진행 상황은?)
=2개를 인수했고, 전체 7개 인수를 할 계획이고 2개 했으니 5개 남은 거죠.
-(엘리베이터 의전 등 작은 것부터 없앴다고 하는데?)
=농협에 관료라기보단 권위주의적인 사고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제가 출근 할 때 지하 2층으로 갑니다. 지상 1층에 가면 경비들이 90도로 인사를 하거든요. 그래서 지하 2층으로 가서 그 경비보고 목례만 하라 했고요, 비서실장한테도 내려올 필요 없고 회장실 앞에서 목례만 하라고 합니다. 전에는 정문에 내리면 경비원 4명 90도 각도로 인사하고 엘리베이
정규해 기자 spol@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