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토요일 도쿄 옆 치바현 마쿠하리멧세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KCON) 첫 날. 거대한 전시장 내부는 K뷰티와 K패션·푸드를 즐기려는 한류 팬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한류 스타와 직접 만나 한국어를 익히고, K뷰티 스타일을 배우는 이벤트장 곳곳에서 젊은 소녀 팬들과 남성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하이라이트는 이날 저녁 7시부터 진행된 K팝 콘서트 ‘엠카운트다운’. 객석을 가득 메운 1만여명의 일본 팬들은 몬스터엑스 AOA 니콜 위너 등 아이돌 스타들이 현란한 무대에 오를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쏟아냈다.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만든 플랭카드를 든 10~20대 청소년들뿐 아니라 나이지긋한 중년 부부, 출산을 앞둔 임산부까지 아이돌 스타 노래와 몸짓 하나하나를 따라하며 2시간 내내 선 채로 콘서트를 즐겼다. 소녀팬들은 아이돌 스타를 향해 한국말로 “여기 여기”를 외치며 연신 무대 위로 손을 흔들었고, 10대 영국 소녀는 “K팝을 보기 위해 런던에서 왔다”며 공연이 끝난 후에도 마냥 즐거운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이날 콘서트는 일본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방영하기로 했을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CJ그룹이 지난해 사이타마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연 케이콘에는 일요일까지 무려 3만명의 한류팬이 찾았다. 지난해 성과에 자신감을 얻은 CJ그룹은 올해 행사를 이틀간으로 늘려 K컬처 저변을 곳곳에 확산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덕분에 이번 행사는 올해 한일 외교관계 악화 이후 “한류는 이제 한물갔다”는 일각의 시선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히려 외교관계와 관계없이 한류의 저번이 탄탄하고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한류가 단순한 드라마나 팝의 수출에 머물지 않고 K컬처의 저변을 키워 한국 화장품 패션 식품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K뷰티·패션·식품 등 이날 행사에 참여한 50여곳의 중소기업은 케이콘을 계기로 중소기업청과 KOTRA가 진행한 수출상담회를 통해 일본 유통점 도쿄핸즈, 월드디즈니 재팬 등 127개 일본 바이어들과 수출논의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기업인은 “중소기업이 만나기 어려운 현지 바이어를 한류를 매개로 좋은 분위기에서 만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이제 우리 상품 수출에 한
신형관 CJ E&M 엠넷콘텐츠 부문장은 “케이콘은 K컬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중”이라며 “한류 세계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로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 국가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바현 마쿠하리멧세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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