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감소폭이 또 다시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저유가·공급과잉 등으로 인해 제품단가가 하락한 탓이다. 다만 4·13 총선 등의 이유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을 제외하면 오히려 수출이 미약하게나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4월에 비해 11.2% 감소한 4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하다 지난 3월 한자릿수(-8.1%)로 반등한 뒤 한달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주저앉은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경기둔화와 저유가·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지난달 18.4% 감소했다. 단순 계산시 지난달 수출감소폭의 약 40%(-4.6%)가 대중국 수출 둔화에서 비롯된 셈이다.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이 각각 11.5% 26.3% 15.4% 감소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중국 수출이 감소한 이유는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중국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며 “이와 더불어 우리 수출기업들이 해외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국가로 옮긴 것도 대중국 수출 감소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아세안(7.1%) 수출은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저유가와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제품단가를 하락시킨 영향도 컸다. 산업부에 따르면 석유와 석유화학제품,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등의 단가하락이 총 수출의 4.5%를 감소시켰다.
전체적인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늘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은 18억 2400만 달러로 한해 전에 비해 5.3%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는 2월(-17.3%)과 3월(-8.1%)에 비해 개선된 수치다.
결국 4월 전체적인 수출액 감소는 조업일수가 작년 4월에 비해 1.5일 줄어든 때문이다. 보통 조업일수는 주중은 1일, 토요일은 0.5일로 계산하는데 올해 4월은 작년 4월에 비해 주중이 4·13 총선을 비롯해 이틀 줄었고, 토요일이 하루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0.5일이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업일수 1.5일 감소가 수출을 6.2%포인트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수출이 미약하게나마 개선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G5·갤럭시S7 등 신제품 출시로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지난달 3.2% 늘어나 3개월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유망분야로 일컬어지는 화장품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각각 1년전보다 34.4%, 26.4%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량기준으로 봤을 때 철강, 석유화학, 석유제품, 기계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수출이 5.5%나 늘었다”며 “5월달 들어서는 조업일수도 한해 전에 비해 하루가 더 늘 것으로 보여서 수출감소폭이 한자리수로 다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창배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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