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생산과 소비가 모두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제 전반에 어둠이 드리우고 있다. 사회 전반에 구조조정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생산을 줄이고 가계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 분야는 제조업이었다. 지난달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0%로 7년 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기존에 쌓아둔 재고를 처리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2.3% 감소했으며 전년 대비로도 1.1% 줄었다. 제조업 출하도 1.6% 감소했는데, 자동차가 5% 줄었고 선박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가 14.2% 감소했다.
이 결과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감소하며 세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1.3% 감소한 데 따른 여파가 컸다. 반도체(13.5%)와 1차금속(1.2%)의 생산은 늘었지만, 자동차(-6.3%)와 선박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12%)의 생산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8.7% 감소했는데, 이는 자동차 수출이 부진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점차 조정 국면으로 진입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재고가 줄어든 것은 실적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앞으로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산업생산은 ‘상고하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서비스업은 일부 호조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지난달 서비스업생산은 금융 및 보험업과 보건·사회복지 분야의 호조로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전월 대비 4.3%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0.5%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우려스럽다는 진단이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0.4%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2.0%)와 의복 등 준내구재(-0.2%) 판매가 모두 줄었다. 앞으로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민간 소비도 점차 가라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달 승용차 판매는 전월 대비 6.4% 감소했는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일몰을 오는 6월까지로 연장한 것으로 고려하면 예상보다 빨리 조정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소세 인하 효과로 절대적인 자동차 판매 수준 자체가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수입차 판매가 줄어든 것도 지난달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투자는 설비투자가 지난달 3.4% 증가하며 두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로는 2.7% 감소했는데, 이는 여섯 달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건설투자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이 모두 줄며 6.7% 감소했다. 지난 3월 7.0% 증가한 데 따른 기
이 밖에 현재 경기 상황을 종합한 지수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전월과 같았다. 하지만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상한 지수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02.2를 기록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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