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휘어지는 투명 터치패드 개발

↑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만든 터치패널 <사진제공=서울대>

국내 연구진이 고무와 같은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투명하면서 신축성 높은 터치패널을 개발했다.
선정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젤리처럼 형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액체의 성질도 갖고 있는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이온 기반의 터치패널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1일(현지시간)자에 게재됐다.
은행 ATM기나 터치 스크린 등에 사용되는 터치 패널은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잘 깨지는 단점이 있을 뿐 아니라 휘어지는 전자기기에 사용할 수 없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축성을 갖고 있는 터치패널 기술 개발을 해왔지만 딱딱한 소재가 갖고 있는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투명하면서도 신축성이 높은 전극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이드로젤 안에 존재하는 ‘이온’이 전기를 통하게 하는 물질로 활용됐다. 선 교수는 “하이드로젤 터치 패널은 표면 정전 용량식 방식을 이용해 구동된다”며 “패널의 네 모서리 끝을 흐르는 전류의 양을 측정하여 이들의 비율을 통해 터치된 위치를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잘 늘어나면서도 투명한 하이드로젤 터치패널은 설치된 표면의 형상이 바뀌더라도 그에 맞춰 변형될 수 있어 사람의 피부와 같이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표면에 쉽게 부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하이드로젤 터치패널을 사람의 팔에 부착하고 이를 이용해 글씨를 쓰고 음악을 연주하고 게임을 하는 등의 여러 동작이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기존의 터치패널이 구현하지 못했던 구부러지고 늘어나는 기술을 구현한 만큼 하이드로젤 기반의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선 교수는 “기존의 일렉트로닉 기반의 소재들이 해결하지 못하였던 문제를 이번 연구에서 구현한 이오닉 소재를 적용한다면 그 한계의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