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 밀은 기원전 300년부터 우리 땅에서 자란 곡물로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자랑한다. 키가 작아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병충해에도 강하다. 수확 시기가 빨라 벼와 이모작도 가능하다.
전통 밀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밀은 수입산이다. 앉은뱅이 밀을 재배하는 농가가 점차 줄면서 전세계 소멸 위기에 처한 음식문화유산을 발굴하는 ‘슬로푸드 국제본부’ 산하 생물종 다양성 재단(Slow-Food Foundation for Biodiversity)은 국내 토종 종자로는 처음으로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앉은뱅이 밀을 등재하기도 했다.
경남 진주에서 앉은뱅이 밀을 재배하는 농부 조영호 씨는 CJ푸드빌에 이 앉은뱅이 밀을 납품한다. 27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앉은뱅이 밀로 지은 ‘앉은뱅이 밀밥’을 비롯해 앉은뱅이 밀가루 반죽에 옥수수를 넣고 둥글게 부친 ‘앉은뱅이 밀 옥수수지짐이’가 CJ푸드빌의 한식 뷔페인 계절밥상 메뉴로 올라간다. CJ푸드빌은 조씨에게 앉은뱅이 밀 전량을 직거래로 공급 받아 신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 CJ푸드빌 직원들이 직접 조씨 농가를 방문해 일손을 돕고 마을 주민들에게 한식뷔페 메뉴를 대접하기도 하는 등 직거래 농가는 물론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이어가는 중이다.
이같은 국내 한식뷔페의 농가상생 경영 사례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본 농업 유력지가 국내 농가상생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대기업이 농가와 직접 손을 잡을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식뷔페 등장 초반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논란과 한식의 세계화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듯 했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 주변 중소상인과의 상생협약 계획을 내놓고 국내 농가와 특수 작물 재배를 지원하는 등 대책도 이어지고 있다. CJ푸드빌이 최근 3년 동안 토종 작물 발굴에 성공한 작물은 앉은뱅이 밀을 포함해 동아, 하얀민들레, 하동농차, 고대미, 질경이, 쇠뿔가지, 홍감자 등이다.
무엇보다 국내산 재료로 만든 제철 먹거리가 두드러진다. CJ푸드빌은 지난 2013년 농가 상생 브랜드 계절밥상으로 한식 시장에 진출했다. 평일 점심 성인 기준 1만원대의 가격으로 80~100여 가지의 한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꼴로 그 계절에 가장 좋은 맛을 내는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제철 먹거리와 잘 알려지지 않은 토종 식재료로 만든 메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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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산물 사용은 물론 매장마다 입구에 자리한 마켓이나 온라인몰을 통해 직접 팔기도 한다. 계절밥상은 농특산물 직거래 공간인 ‘계절장터’를 마련하고 한국벤처농업대학 출신 농민들이 만든 농축산가공식품 80여종을 구비해놨다. 매주 주말 계절장터에서는 전북 군산의 ‘울외 장아찌’, 전남 해남의 ‘뽕잎차’, 충북 청원의 ‘아카시아꿀’ 등 다양한 농산가공식품과 농산물을 선보인다. 직원들이 농가를 직접 방문해 일손을 도우며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계절밥상이 전국 각지 농가와 협의해 매장에서 선보인 국내산 제철 재료는 홍피홍심무, 장마, 노지감귤, 연근, 오디, 노각, 우엉, 고대미 등 50여종이다. 이를 활용해 120여종의 제철 메뉴를 출시했다. 특히 생산량이 점점 줄어드는 희귀 토종 식재료인 앉은뱅이 밀 등을 적극 활용해 그 사용량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전세계 외식·식품 시장 규모는 5조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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