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구조조정 스피드, 도시바와 샤프가 살아난다
도시바·샤프 등 경쟁력 상실로 어려움을 겪던 일본 기업들이 과감하고 빠른 구조조정 덕분에 흑자전환과 채용 재개 등 정상궤도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구조조정 기업의 빠른 경쟁력 회복에 따른 고용 투자 확대는 부실 전염을 차단하고, 전체 국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내년 3월 말 결산에서 400억엔(약 4320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내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무려 1619억엔의 엄청난 영업적자를 내며 생사를 오갔던 상황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격세지감의 실적을 회복하게 되는 셈이다. 명예퇴직 등 비용 증가로 최종 순이익은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적자 폭은 지난해 2259억엔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줄어든 400억엔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샤프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고, 뼈를 깎는 인원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한 덕분이다. 샤프는 지난해 북미 TV사업에서 철수하고, 90년 넘는 거점이었던 본사건물까지 매각했다. 아울러 명예퇴직을 통해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3500여명을 줄이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대만 훙하이의 투자 제안을 받아들여 일본 IT기술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매각을 결정한 것도 단기간에 흑자 전환을 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실적 개선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샤프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에 대규모 투자단행을 검토하는 등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부정회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존폐 위기에 몰렸던 도시바도 불과 1년 만에 초고속 구조조정을 통해 반도체와 원자력, 승강기 등 사회인프라 3개 사업부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성공한 이후 신규채용 등을 검토하고 나섰다. 일본 언론들은 19일 도시바가 2018년 4월 졸업자를 대상으로 사무직과 기술직 대졸 채용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내년 4월 입사자 채용활동은 하지 못했지만 지난 6월에 신체제가 발족한 이후 실적도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 채용 재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통상 졸업 1년 전에 채용활동을 진행해 입사할 기업이 결정되는 만큼 내년 봄에는 도시바의 구체적인 채용 계획이 내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부정회계 여파로 채용을 중단하기 이전에는 약 800~1000명 정도의 대규모 채용을 해왔다.
도시바가 빠르게 채용 재개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부정회계에 원인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와 함께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을 병행해 실적을 개선시킨 덕분이다. 아울러 채용 중단으로 인해 기술계승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도시바는 불과 1년 사이에 반도체 중 경쟁력을 보유한 D램 이외의 영상센서는 소니에, 의료기기사업은 캐논에, 백색가전은 중국 기업에 초스피드로 매각하며 사업을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빠른 재편 덕분에 도시바는 최근 올해 상반기(4~9월)에 당초 예상치(400억엔)을 크게 웃도는 약 700억엔의 영업흑자를 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도시바가 상반기 영업이익을 상향조정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플래시메모리 등 사업재편 부문의 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무려 904억엔의 적자를 내며 휘청거린 지 불과 1년 만에 괄목상대할 실적으로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도시바는 부정회계로 인해 무려 7087억엔의 전무후무한 적자를 낸 지 불과 1년 만에 올해 1200억엔의 영업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시바 샤프 등 전기전자업종 뿐 아니라 조선 등 다른 업종에서도 비핵심사업 정리 등 사업 재편을 서두르며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18일 거액의 손실
도쿄/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