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어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도 요동치고 있다. 조선업황 회복의 키도 유가 추세에 달려 전망이 불투명하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환율 하락으로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보다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와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서 4분기 정유·석유화학 업황이 활기를 띨 것이란 예상이 대세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오르긴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술 개발로 채굴단가를 낮춘 셰일오일 업체들이 공급을 늘릴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정유사들이다. 석유제품을 만드는 원재료 가격인 유가는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운영비용을 뺀 값)과 함께 재고평가손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재고평가손익은 정유사가 원유를 구매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데 걸리는 1~2달동안 유가가 오르면 이익으로, 내리면 손실로 발생한다. 지난 2분기 정유사들은 대규모 재고평가이익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은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2분기 50달러선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3분기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40달러선을 위협받으면서 정제마진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정유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지난 2분기의 반토막 이하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4838억원, 에쓰오일 2772억원이 제시됐다. 두 회사는 지난 2분기 각각 1조1195억원, 64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유가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직전분기보다는 좋지 않다”면서도 “유가와 정제마진이 회복된 4분기에는 실적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유사들 입장에선 유가가 급등락하는 것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는 게 실적에 더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업체들도 3분기 유가하락으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다. LG화학은 3분기 기초소재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20.3% 감소한 51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한유화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지난 2분기보다 19.9% 감소한 7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납사(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석유화학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원화강세에 발목이 잡혔다.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이 선박·해양플랜트 발주 재개의 선결조건이다. 업계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유가가 오르면 국내 조선업계가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 유가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은 유조선·가스운반선을 잇따라 수주했다. 또 중단됐던 해저유전 개발 프로젝트가 재개돼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어 업황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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