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디트로이트 미드타운. 피자와 맥주 등을 판매하는 졸리 펌킨 레스토랑에는 식사시간이 지났는데도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댔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제너럴모터스(GM) 근로자들과 함께 식사를 즐긴 곳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이 곳에서 만난 마이크 포키 씨는 "불과 4~5년 전만 해도 범죄가 두려워 미드타운 인근에서 식사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며 "지금은 거리도 활기차고 빈 집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 시민들은 오는 20일 공식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트럼트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 곳도 제조업이 쇠퇴하기 시작한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러스트 벨트' 지역이다. 부동산업을 하는 이안 보워스 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못지 않은 첨단 기업들이 속속 디트로이트로 오고 있다"며 "트럼프 시대에 디트로이트가 과거의 영광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 곳에 본사를 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디트로이트는 한 때 '모터시티(모타운)'가 아니라 '고스트시티(고타운·유령도시)'로 불렸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면서 7만8000채의 빈 집이 발생했고, 밤에는 범죄가 활개쳤다. 범죄율이 높기로 미국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혔다.
범죄율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추락하고 도시인구의 3분의 1이 극빈층으로 전락해 세수가 줄어들면서 디트로이트시는 2013년에 미국 지자체 최대인 180억달러(약 21조6000억원) 규모 파산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방법원으로부터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 부채를 탕감받고, 도시를 지탱하는 자동차 산업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르면서 디트로이트는 2014년 12월 파산 상태에서 공식적으로 회복됐다.
디트로이트의 변화를 촉발시킨 것은 늘어나는 일자리 덕분이다. 2009년 16.3%에 달했던 실업률이 최근 5% 이하로 떨어졌다. 도시로 사람들이 돌아오고 이들이 빈 집으로 넘쳐났던 다운타운을 조금씩 채우고 있다. 전병제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장은 "지난 5년 간 15만 개 일자리가 생겼을 정도로 도시가 활발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 지역 기업들은 요즘 구인난을 걱정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연방정부와 시가 최근 2년 간 1만 여채의 집을 철거하고 새롭게 단장에 나섰다. 이 지역 출신으로 모기지 회사인 퀵큰론을 이끌고 있는 댄 길버트 회장도 최근 5년 간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다운타운 내 빈 건물 80여채를 새 단장했다. 그는 이 건물을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저렴하게 빌려주고 있다.
다운타운 인구가 늘면서 식당, 상점, 호텔 등도 증가 추세다. 지난 7~8년 간 늘지 않던 호텔은 최근 1~2년 새 2
[디트로이트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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