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체감은 2%보다 훨씬 높아…'스태그플레이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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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 방송캡처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견줘 2.0% 상승했습니다.
이런 상승률은 2.1%를 기록한 2012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입니다.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1.0%에 그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0%)에 미달해 저물가 우려를 키우던 상황이 무색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의 오름세에도 체감 물가 상승률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지난달 18∼19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체감 물가상승률은 9.0%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보다 8.0%포인트나 큰 것입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확대됐다고 해도 체감 물가 상승률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셈입니다.
체감과 공식 지표 간 차이는 소비자들이 기본적으로 물가 하락보다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해서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이 자주 사고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없는 필수지출 위주로 물가가 오르고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체감 물가도 더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생활에 밀접한 항목들로 구성된 통계청 생활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4%로 2012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생활물가는 쌀, 라면, 두부, 닭고기 등 식료품, 치킨, 짜장면 등 외식, 담배, 옷, 상·하수도 요금, 학원비 등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141개 항목의 물가만 따로 추려낸 지수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이 1년 전보다 61.9% 오르고 지난여름 폭염 때문에 공급이 줄어든 무, 배추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탓에 식료품 가격 위주로 생활물가가 상승한 것입니다.
여기에 집세까지 고려하면 생활물가는 더 뜁니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 상승률은 2.3%로 2012년 5월(2.6%)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으면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물가와 마찬가지로 다른 지표들도 정부 공식 통계보다 체감이 더 춥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국회의장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체감 경제성장률은 -3.3%로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2.7%와 괴리를 보였습니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뒷걸음질 치고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라는
지난해 공식 실업률 역시 3.7%였지만 체감 실업률은 11.4%로 7.7%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의 합에 국민소득 증가율을 뺀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23.7p(포인트)로 공식 지표에 따른 경제고통지수(2.0p)의 11.9배에 달했습니다 .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