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땐 오래 기다려야 하는 식당보다 카페가 점심 먹기 더 좋아요."
10일 서울 중구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윤 모씨(32)는 카페에서 점심을 해결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빠른 조리시간과 적당한 가격, 여느 식당 못지 않은 맛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윤씨는 "라자냐나 샐러드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곁들인 커피는 테이크 아웃으로 들고 나온다"며 "사람들과 부대낄 필요 없이 혼자 간단하게 밥을 먹을 수 있고 어차피 마실 커피도 가져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이 바쁜 직장인·학생들의 식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커피와 함께 간단한 디저트·샌드위치만 즐길 수 있던 예전과는 다르다. 신선한 샐러드는 물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볼 법한 라자냐, 리소토, 그라탕, 스프 등 식사 메뉴가 풍성하다. 파니니나 치킨랩, 브리또 등 식사 대용으로 좋은 '그랩 앤 고(Grab and Go,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스타일 메뉴도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식사 메뉴가 카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매출액은 꾸준한 증가세다.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는 샐러드·라자냐·스프 등 식사 관련 제품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2016년 연 평균 매출 신장률은 20%에 달하며, 특히 커피·머핀·토스트 등 모닝세트 신장률은 평균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06년 출시한 모닝세트가 2010년에 오후 3시까지 판매하는 브런치 세트로 바뀌고 매해 판매량이 30%씩 늘어나는 등 카페가 명실 상부한 현대인의 식사 공간이 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베이글·머핀·스콘 외에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샌드위치, 샐러드, 비스트로 박스 등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지난해 3월 출시한 '멜팅치즈 깜파뉴 토스트' 등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모닝·런치세트 판매율이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식사·디저트 메뉴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40%, 케이크 등 디저트류를 제외한 등 순수 식사메뉴의 비중이 8% 가량이다. 카페베네 역시 30여 가지였던 메뉴 수를 60여 가지로 늘리고 지난해 1월 9% 수준이던 식사 메뉴 매출 비중을 올해 1월 12~13%까지 끌어올렸다. 2014년 10월 일부 매장에서 리소토·그라탕·라자냐 등을 선보인 할리스커피는 올해 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식사용 제품 매출이 30%가량 신장됐다.
바쁜 현대인들이 커피와 함께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커피전문점이 직장인·학생들의 식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반 식당과 달리 노트북·태블릿PC 등으로 사무를 보거나 공부·독서 등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카페의 식당화(化)'를 빨라지게 했다. 가정간편식(HMR) 상품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복잡한 장비가 없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음식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도 이유다.
식사 메뉴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한 커피전문점 업체들은 잇따라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매장 스타일까지 바꾸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올해 2월 식사 제품의 양을 더 늘리는 리뉴얼을 단행하고 '스파이시 씨푸드 리소토' 등 신메뉴를 내왔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 미니식빵 '삼콩이 브레드', 비트·오렌지·모짜렐라치즈로 만든 'B.O.M. 샐러드' 등을 선보이는 등 1~2달 주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