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평창 알펜시아에 조성된 2㎞ 구간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도로. 5G 자율주행 버스가 주행을 시작했다.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뗀 상태. 주행 중 옆 차로에서 다른 차량이 진입하자 차량 전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에 비상상황이 표시되며 차량이 자동으로 멈췄다. 5G망을 통해 차량관제센터에서 장애물과 다른 차량 위치 정보를 실시간 전송받기 때문이다. 기존 GPS는 위치정보를 10m 단위까지 인식하지만 5G 버스는 ㎝ 단위까지 인식할 수 있다. 창문에 장착된 투명 디스플레이에선 다양한 경기화면을 담은 3차원 영상이 상영됐다. 평창 지도를 화면에 띄우고 스마트폰을 갖다대자 증강현실(AR)로 구현된 장면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버스는 이동중에도 최고 3.2G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대용량 영상이라도 끊김없이 전송됐다. 3차원 화면을 별도 안경 없이도 시청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시스템'도 설치됐다. 다양한 각도에서 시청할 수 있어 마치 경기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KT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운행에 나설 5G 자율주행 버스를 공개했다. 동계올림픽 기간 평창과 서울에서 운행하게 될 버스다. KT는 자율주행 드론을 결합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5G 버스 운전자가 태블릿PC로 물건을 주문하자 드론이 도로에 설치된 택배보관함에 정확히 물건을 배달했다. 운전자는 양손을 핸들에서 떼고 물건을 수령했다. 5G망이 구축돼 드론과 자율주행 버스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하면서 가상현실(VR)을 즐길 수 있는 'VR웍스루(Walk Through)'도 첫선을 보였다. 제자리에서 360도 화면을 이동시키던 기존 VR와 달리 VR웍스루는 체험자가 걸어다니며 물건을 만지고 움직일 수 있는 차세대 VR서비스다. VR고글과 위치·동작을 실시간 감지하는 '트레킹 센서'를 양손과 양발에 착용하면 가상 화면에서 마치 성화봉송 주자가 된 것처럼 봉화대에서 불을 붙이고 성화를 전달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KT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이같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5G 체험존'을 평창과 서울 등 전국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5G 시범서비스 2차 테스트가 마무리되면서 KT는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지난해 2월에 이어 2차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끝내 평창올림핌 5G 서비스 준비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KT는 오는 9월까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 정선, 강릉은 물론 서울에도 5G 시범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동계올림픽 기간 보다 생생한 방송화면을 선사할 싱크뷰·타임슬라이스·360 VR 라이브·옴니포인트뷰 등 실감형 서비스도 5G 시험망이 구축된 실제 경기장에서 실증시험을 통과했다. KT는 이같은 실감 서비스를 올림픽에 적용하기 위해 국제경기연맹과 주관 방송사인 올림픽방송서비스(OBS)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KT가 5G 서비스에 가속도를 내면서 현재 각국이 진행 중인 5G 규격 경쟁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오 부문장은 "KT는 규격은 물론 칩셋, 단말, 시스템 등을 모두 갖추고 5G 올림픽을 준비하는 세계 유일 사업자"라며 "5G 상용화를 높고 한·중·일 3국이 치열한 경쟁
[평창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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