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급식·식자재유통업체들의 경쟁이 '기회의 땅' 베트남에서 불 붙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쟁쟁한 업체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떠나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처럼 쌀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권인데다 인구 9400만명의 탄탄한 내수 시장까지 갖춰 매력적이다. 특히 최근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이 격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에겐 '포스트 차이나(Post-China)' 시장의 대표격으로 여겨진다.
5일 삼성웰스토리는 올 하반기 베트남 최초의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시스템을 적용한 식자재물류센터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박닌성 지역에서 착공했으며 총 5805㎡(1708평) 규모로 건립한다.
콜드체인은 어류·육류·청과물 등 다양한 신선식품을 저온 상태로 유통해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날씨가 더운 베트남의 특성상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유통하기 위해선 콜드체인이 필수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아직까지 베트남 내에서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제대로 운영한 곳은 현지 업체를 포함해 한 곳도 없었다"며 "이번 물류센터가 가동될 경우 식자재 안전성 면에서 베트남 유통업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웰스토리는 현지 32개의 급식사업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기준 6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중국 진출 이후 한동안 해외사업 확장을 자제했던 아워홈은 현지 법인을 세우고 베트남 시장에 상륙했다. 이날 아워홈은 베트남 북동부 중심지 하이퐁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하노이·호치민과 함께 '베트남 3대 도시'로 꼽히는 하이퐁은 베트남 전역과 중국을 잇는 교통·무역·물류 요충지다. 아워홈은 하이퐁을 전진기지로 삼고 베트남 사업을 확대해 2020년까지 전체 해외사업 매출실적 15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워홈은 먼저 외국계 기업 등을 대상으로 급식사업을 확대해 기반을 다지고 차차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설상인 아워홈 베트남법인장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은 동남아 시장 전체로 봐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급식사업을 기반으로 식품과 외식, 식자재 유통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국내 업체 중 베트남 단체급식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CJ프레시웨이는 올해 글로벌 사업의 핵심 시장으로 베트남을 지목했다. 현재 490억원 수준인 베트남 매출 규모를 올해 7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위탁급식사업에 이어 지난해 말 식자재 유통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최대 외식기업인 '골든게이트'와 연간 100억원 규모의 식자재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섰다. 베트남 최대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트레이딩그룹'과 함께 국내 농가의 제철 과일도 베트남에 공급 중이다.
특히 CJ프레시웨이는 호치민 지역에 향후 식자재 유통사업의 거점이 될 9900㎡(3000평)짜리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
[백상경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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