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 아래 여러 브랜드를 모아놓는 통합·복합 매장 전략이 최근 패션업계에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한 지붕 여러 가족' 매장을 통해 높은 집객 효과와 더불어 브랜드간 시너지,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효율화라는 '일석삼조'를 노리는 것이다.
금강제화는 지난달 27일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금강제화 매장과 랜드로바 매장을 통합해 리뉴얼 오픈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부산 중구 중앙동의 부산본점과 랜드로바 매장을 통합한 데 이은 2개월 만의 재편 작업이다.
새로 오픈하는 통합 매장에서는 여성화·신사화·골프화 등 제화류는 물론 핸드백·의류·액세서리 등까지 한꺼번에 취급하게 된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부산 지역 2개 통합매장에서 성과가 좋으면 명동·청량리 등 수도권에도 통합매장 확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쪽에선 이랜드가 통합·복합매장 오픈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중순 이랜드월드는 자사 SPA브랜드 미쏘(MIXXO) 강남점을 확장 이전했다. 이전 장소인 강남 점프밀라노 빌딩은 동사의 다른 SPA브랜드 스파오 강남점이 있는 장소로, 미쏘는 기존에 스파오가 쓰던 1층 매장공간에 대신 진입했다.
같은 건물 지하 1층에는 이미 지난 6월 신발 SPA브랜드 슈펜, 여성복 편집숍 이즈멜본 매장이 새로 들어섰다. 건물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이랜드 패션 브랜드 4개가 모인 'SPA 복합관'이 된 셈이다.
매장 통합 흐름은 정통 남성·여성복 브랜드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삼성패션 강남점을 'SSF 숍(SSF SHOP)'이란 명칭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본래부터 삼성물산의 남성복 브랜드 통합매장 성격을 갖고 있었지만, 리뉴얼 과정에서 빈폴 레이디스·골프 등 4개 빈폴 브랜드를 추가 입점시켰다.
유아동복에서는 한세드림이 지난 5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컬리수·모이몰른 등 자사 3개 브랜드를 한데 모은 통합 복합매장을 포항에 오픈했다.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연내 2곳 정도의 통합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수 브랜드를 한지붕 아래 모은 복합매장은 매장 각각의 규모를 키워 집객효과를 높이고, 고객에게 '원스톱 쇼핑' 혜택을 제공해 재방문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빠르게 변하는 쇼핑 트렌드에 대응하고 상권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일가족이 함께 매장을 찾는 쇼핑 트렌드에 맞춰 남성복만 있던 강남점에 빈폴이
여기에다 국내 패션업의 장기 불황 아래서 매장 절대수를 축소, '몸집 줄이기'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임대료를 줄이고, 운영비 부담이 큰 사업장을 정리해 '조직 슬림화'를 꾀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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