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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BMW] |
자동차회사들은 이에 쿠페의 변신을 추구했다. 쿠페의 미학은 추구하면서 4명이 탈 수 있는 4도어 4인승 퓨전 쿠페는 이렇게 등장했다.
BMW를 대표하는 퓨전 쿠페는 짝수 시리즈에 있다. 짝수 시리즈는 BMW 볼륨 모델인 3·5·7 홀수 시리즈의 성공에 이바지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높여주는 임무를 맡고 있다.
짝수 시리즈의 대표주자는 3시리즈를 베이스로 만든 4시리즈다. 2013년 출시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40만대가 판매됐다.
쿠페, 컨버터블, 그란 쿠페로 구성된 4시리즈의 중추는 그란 쿠페다. 그란 쿠페는 4시리즈 판매량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8월부터 4년만에 부분변경된 뉴 4시리즈 그란 쿠페가 판매된다. 라인업은 420i 럭셔리(5800만원), 420d 럭셔리(5960만~6330만원), 435d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8450만원)로 구성됐다.
시승차는 BMW 420i 럭셔리 그란 쿠페. 4기통 2.0 트윈터보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탭트로닉 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84마력/5000rpm, 최대토크는 27.6kg.m/1350~4600rpm, 복합연비는 11.1km/ℓ다.
그란 쿠페는 쿠페답게 '낮은 맛'을 살렸다. 얼핏 보면 3시리즈와 크기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넓다. 제원을 보면 확실해진다. 전장x전폭x전고는 4640x1825x1375mm이다. BMW 320i는 4633x1811x1429mm다. 420i 그란쿠페가 320i보다 7mm길고, 14mm 넓으며, 54mm 낮다.
무게 중심은 3시리즈보다 30mm 낮아졌고 윤거는 전면은 14mm, 후면은 22mm 각각 더 넓어졌다.
디자인은 3시리즈와 닮았지만 포인트를 줬다. 두 개의 눈동자가 쏘아보는 것같은 신형 바이 LED 헤드램프(눈),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코), 두터운 입술을 다문 모습을 연상시키는 공기흡입구(입)를 기존 형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역동적으로 다듬었다.
차체 가장자리 쪽으로 점점 커지는 형태로 디자인된 좌우 공기흡입구는 맹수의 입 밖으로 삐져나온 송곳니처럼 공격적이다.
차체 측면에서는 전고후저의 매끄러운 루프 라인, 쐐기처럼 내리꽂는 모습의 캐릭터 라인이 쿠페의 필수요소인 역동성과 볼륨감을 살려준다. 뒷모습도 3시리즈보다 안정감 있고 넓어 보인다. 투톤 LED 리어 램프는 차체를 더 넓게 보이게 만들어준다.
인테리어는 아쉽다. 기존 3·4시리즈 별반 차이 없다. 아날로그 계기판, 팝업 형태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기존 모델 그대로다. 다만,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 상단 패널을 가죽으로 처리하고 실내 곳곳에 크롬을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는 고급스러워졌다.
디스플레이에는 신형 5시리즈에 채택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적용했다. 두 개의 화면 페이지에 운전자 취향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6개의 대형 타일형 아이콘을 배치했다. 360도 전방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서라운드뷰 기능도 있다.
편의성도 강화했다.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 패드, 트렁크 하단부 중앙을 가볍게 발로 차면 트렁크 문이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오픈 기능을 채택했다.
실용성도 향상했다. 2열은 성인 2명이 앉기에 불편하지 않다. 차체 높이가 낮은데다 전고후저의 쿠페여서 머리 위 공간이 3시리즈보다 좁지만 답답할 수준은 아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480ℓ이고 최대 130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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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ℓ급 엔진이지만 다운사이징 터보 기술을 적용해 힘은 세다. 가속 반응이 빠르고 움찔하는 터보 랙(Turbo lag)도 없다.
BMW 가문답게 다이내믹 드라이빙 성능은 그란 쿠페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땐 3시리즈보다 상대적으로 충격을 잘 흡수한다.
코너링 구간은 안정적이면서도 날카롭게 탈출한다. 지그재그 곡선 구간을 요리조리 잘도 빠져 나간다.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럽다. 성인 4명이 타 운전자 1명이 탔을 때보다 무게가 200kg 이상 증가했지만 밀리지 않는다. 운전자의 의도에 맞게 맺고 끊는 게 확실하다.
고속으로 달릴 땐 단단한 서스펜션이 좌우 흔들림을 잡아준 데다 낮아진 무게중심이 안정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뒷받침해준다. 후륜구동도 안정감에 한몫한다.
고속으로 질주할 때는 차체가 착 가라앉으면서 노면과 밀착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후륜구동의 안정감과 풍절음은 공기역학성능이 뛰어난 쿠페답게 적은 편이다. 대신 노면 소음은 거칠게 들린다.
겹쳐 옆 사람과 대화를 방해할 수준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시각, 촉각에 청각까지 힘을 합쳐 달리는 맛을 배가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퓨전이긴 하지만 쿠페를 타면서 세단과 같은 정숙함을 기대
BMW 4시리즈 그란 쿠페는 디자인, 성능, 편의성, 실용성이라는 4박자를 모두 추구한 퓨전 쿠페다. 폼 나고 달리는 맛도 뛰어난 쿠페를 타고 싶지만 가족을 위해 세단의 편리성도 포기하기 어려운 30~40세대가 공략 대상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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