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4일 "수동적으로 수세적인 골키퍼 정신을 당장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상대방이 제기하는 사안에 대해서만 수세적·방어적 자세로 통상 업무를 해 나간다면 한국은 구한말 때처럼 미래가 없다"며 "통상 협상가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국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이끌었던 김 본부장은 10년 만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돌아왔다.
새 정부 들어 차관급으로 격상된 통상교섭본부는 미국의 한미 FTA 개정 협상 요구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경제 보복 등 어려운 통상환경에 직면해 있다.
김 본부장은 "보호무역주의와 포퓰리즘이 힘을 얻어 세계 통상의 틀이 바뀌었는데 기존의 예측 가능한 대응 방식으로는 앞으로 총성 없는 통상 전쟁에서 백전백패할 것"이라며 "이제는 기존의 통상 정책을 재탕·삼탕하는 과거 지향적 정책은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통상 정책과 전략이 원교근공(遠交近攻·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한다)이었다면 이제는 성동격서(聲東摩西·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어떠한 협상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은 이익의 균형"이라며 "앞으로 주요 교역 파트너들과 새로운 이익의 균형을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교섭본부 설치는 통상 역량 강화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독립조직으로 새로 출발하는 통상교섭본부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무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