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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백스터 삼성전자 북미총괄 |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삼성전자 미주법인 사옥에서 만난 팀 백스터 신임 북미총괄(부사장)은 삼성 입사 이후의 단상을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야전사령관 격인 지역별 총괄 대표에 순수 외국인이 임명된건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이다.
경쟁업체 소니의 미국법인에서 전략 마케팅 전무로 10년간 재직하고 삼성으로 건너와 전자업계를 놀라게 한 그는 2006년 삼성 입사 이후로 승진 가도를 달렸다. 입사 3년 만인 2009년 말 전무로 승진한 그는 2011년 10월 북미시장에서 'TV 월간 100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우는데 일조했고 이듬해 외국인 최초로 부사장에 올랐다. 올 들어서는 갤럭시S8의 북미시장 선 주문량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고 지난달 북미총괄에 오르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백스터 총괄은 "10여 년 전 오동진 전 북미총괄과의 면접을 통해 삼성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열망을 갖게 됐다"며 "이런 자리에 올라 큰 영광이고 매우 흥분되지만 한편으로는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삼성의 강점을 묻자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품질에 집중하는 근성"이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수용하기 때문에 숨가쁘게 바뀌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 강자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삼성은 항상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상황에 익숙해 있지만 이런 익숙함에서 벗어나 계속 혁신을 갈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의 삼성'에서 지난해 불현듯 터진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는 팀 백스터 총괄에게도 악몽이었다. 그는 "내 인생의 가장 힘든 120일이었다"며 "하지만 아주 많은 것을 배웠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경쟁사 애플의 본무대인 미국에서 갤럭시노트7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고 미국시장 공략에 가장 주력했기 때문에 그 반작용도 클 수밖에 없었다.
백스터 총괄은 "120일간 50여명의 임직원들의 회의실에 모여 매시간 단위로 문제 해결을 고민하고 대응했는데 마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리더십과 팀워크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더 강한 조직이 됐다"고 자평했다. 배터리 위기에 대응하는 동안 미주지역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시설 증대와 인수·합병(M&A), 연구·개발 등에 더욱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8 언팩 행사를 열고 전화위복을 노린다. 백스터 총괄은 "모바일 사업의 경우 브랜드 재건과 고객 신뢰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8의 흥행을 섯불리 예상할 수 없지만 고객들에 대한 큰 자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TV, 스마트폰, 가전 등 삼성이 정말 잘하는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다지는 것 못지 않게 향후 5년간 어디에서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를 깊게 고민할 때"라고 운을 뗐다. 사물인터넷과 모바일결제, 인공지능(AI), 커넥티드 카(Car) 등 미래사업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세우고 현재 딛고 가야할 디딤돌을 찾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사물이 한데 연결되는 세상에서 삼
백스터 총괄은 물과 관련한 스포츠는 뭐든 좋아한다. 이번 여름휴가 때도 낚시를 즐겼다. 그는 "불고기나 찌개류 등 한국음식을 곧잘 즐겨 먹는다"면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열정을 지닌 삼성은 매력적인 직장"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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