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실적 쇼크에 빠지며 중국업체 더블스타가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 인수도 큰 변수가 생겼다.
더블스타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실적이 악화하면 주식매매계약(SPA)을 철회할 수 있도록 사전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더블스타가 실적 부진으로 인수 매력이 낮아진 금호타이어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호타이어는 14일 매출액 7122억원, 영업손실 225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골자로 한 올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후퇴했고 영업이익은 407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매출 7334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점친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수치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시장 판매 부진에 고무값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몸값 기대치가 낮아지며 가뜩이나 복잡한 인수전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됐다는 점이다.
당초 더블스타는 지난 3월 채권단과 SPA를 체결하며 ▲금호타이어 상표권 보장(5년 의무 사용·15년 선택 사용) ▲주주협의회 5년간 채권 만기 연장 ▲방위산업체 해외 매각에 대한 정부 투자승인 ▲금호타이어 영업이익 전년 동기대비 15% 미만 감소 등이 충족되지 않으면 매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이날 금호타이어 영업이익 하락률이 15%를 훌쩍 넘어 적자 전환하면서 계약 해제 요건이 발동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실적 타격이 심해지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기업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며 "고가 인수 논란에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더블스타는 지난 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인수가액으로 9550억원을 써냈다.
더블스타가 가격 조정에 나서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재차 인수 작업에 뛰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었지만 더블스타 써낸 인수가액 만큼 돈을 모아오지 못해 인수전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만약 인수가액이 변경된다면 우선
이에 금호그룹 관계자는 "매각 가격이 달라진다면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에 인수 의사를 재차 물어봐야 한다"며 "앞으로 채권단 요청이 오면 인수할지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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