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을 전수검사하는 모습.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 매경DB] |
16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문제는 달걀 수급이다. 각종 가공식품에 달걀이 원료로 쓰이는 만큼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제품 생산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일부터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상업농가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 농가의 달걀 출하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계약 농장의 경우 업체와 계약 시 까다로운 계약 조건과 정기적인 관리를 받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제과·제빵 업체는 내다보고 있지만, 당장의 출하 중단 조치로 달걀 수급을 우려하게 됐다. 달걀은 신선식품인 만큼 재고를 많이 쌓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제과 업체의 경우 한달 여 정도는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빵 업체는 이틀치 달걀 정도만 재고로 준비해둬 3일 이상 전수검사가 이어질 경우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전국 달걀 농장은 약 1430곳이다. 정부는 3일 이내 검사를 끝낼 방침이지만 달걀 출하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합격 농장에 대해서만 일부 달걀 출하를 허용하기로 했다.
제빵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되면서 이달 초부터 자체적으로 전주조사를 실시해 계약 농장은 물론 현재 납품받은 달걀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하지만 재고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장기화될 경우 일부 제품에 대한 일시적인 생산 중단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겨울 AI 사태 당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카스테라 등 달걀이 다수 들어가는 품목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또 다른 제과 업체 관계자는 "지난 AI 때 이미 예방주사를 맞은 탓에 안전한 원료를 여유있게 갖고 있어 당장의 어려움은 크지 않다"면서도 "앞으로 원료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고, 추가적인 농장 계약을 고려해야 할 수 있어 회사의 추가비용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피 현상이다. 집에 사놓은 달걀도 믿고 먹기 어려운 상황에서 달걀을 사용한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소재 한 중소형 할인마트에서는 전일 달걀을 구매한 소비자가 단 1명도 없었고, 온라인 상에서는 계란 껍데기에 인쇄된 숫자로 출하 지역을 확인하는 방법이 실시간 공유되는 상황이다.
제과 업체 관계자는 "달걀이 우리생활에 밀접한 필수식품인 만큼 그에 따른 공포도 커 이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증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우려도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30개 들이 달걀 한 판의 평균 소매가는 7595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0% 이상 올랐다. 대규모 AI 사태 이후 알을 낳는 산란계가 충분히 자라지 않아 수급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되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발
이와 관련해 식품 업계 관계자는 "살충제 달걀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수급 차질로 일시적인 원료 가격 인상이 있을 순 있지만 업체들이 지난 가격 인상 이후 가격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당분간 완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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