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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의 납사분해설비(NCC) 공장 전경. [사진 제공 = LG화학] |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리는 에틸렌은 석유화학업체들이 정유사들로부터 원유 정제 부산물인 납사를 사와 가장 먼저 얻는 기초소재다.
2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주간 에틸렌 가격은 t당 116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초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7월 중순까지도 t당 1000달러 미만이던 가격이 한달 남짓만에 20% 가량 올랐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에틸렌 가격 상승은 공급 차질로 인한 것"이라며 "이달 초 유럽 쉘사의 정제설비에서 발생한 화재와 아시아 권역 경쟁업체들의 정기보수가 길어지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화재로 생산이 중단된 쉘사의 납사분해설비(NCC)는 약 2주만에 가동이 재개됐지만, 지난 16일 기술적 문제로 또 다시 멈춰 섰다. 이에 아시아 권역으로 유입되던 중동산 에틸렌이 유럽을 향하면서 아시아 에틸렌 시장의 공급이 축소됐다.
에틸렌 가격이 다시 고공행진하면서 지난 6~7월 초과공급을 근거로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악화를 우려했던 전망들이 무색해졌다. LG화학은 지난달 19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에도 기초유분 가격 약세가 이어진다고 점친 바 있다.
당초 업계는 3분기부터 공급과잉이 시작될 것으로 점쳤지만 기존 설비에 돌발변수가 생긴 데다 예정된 신규 설비 가동도 미뤄지면서 예상이 빗나갔다. 화학업체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전부터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에탄분해설비(ECC)가 3분기부터 가동되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ECC는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만드는 설비다.
미국의 다우케미컬은 연산 150만t 규모의 ECC를 올해 초 완공하고 지난 4월부터 부분가동에 들어갔다. 쉐브론필립스케미칼과 엑손모빌도 다우케미컬과 같은 규모의 ECC를 하반기부터 각각 가동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시솔, 롯데케미칼 등 오는 2019년까지 미국 ECC에서 새로 시장에 공급될 물량은 모두 연간 950만t에 달한다. 전 세계의 연간 에틸렌 수요 1억5000만t의 6.3% 수준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하반기 바로 ECC 생산물량의 공급이 바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늦어지고 있다며 3분기까지 에틸렌 가격 강세가 유지되겠지만 4분기 미국 ECC에서 생산된 에틸렌이 아시아권역에 유입되면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기초유분 가격 약세 전망은 시점만 미뤄졌을 뿐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산 에틸렌이 아시아권역에 유입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올라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미주 지역에서 아시아까지의 운송비가 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큰 틀에서 미국 ECC에서 만든 에틸렌이 아시아 권역으로 유입돼 국내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기는 쉽지 않지만 향후 국제유가와 에탄가격 변동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에틸렌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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