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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창희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장(GIST 교수)이 세계 최고 출력의 4PW 레이저를 이용한 전자 가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28일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린 'IBS(한국기초과학연구원) 레이저 플라즈마 가속기 콘퍼런스'에서 남창희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장(GIST 교수)은 지난 7월 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4PW(페타와트·1000조W)급 레이저 빔 시설을 소개하고, 이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27일부터 5일간 열리는 이 행사에는 초강력 레이저 분야 최신 연구 동향을 엿보려는 전 세계 13개국의 약 150명 학자들이 참석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있는 연구단의 이 초강력 레이저는 20펨토초(fs·1000조분의 1초)에 순간적으로 4PW의 폭발적인 힘을 내뿜는다. 전 세계 에너지 발전량의 1000배가 넘는 세기다. 펨토초는 빛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을 스치듯 지나는 '찰나'다. 이렇게 짧은 순간에 초강력 레이저를 허공에 쏘면 전자, 양성자 등 작은 입자들이 갈라지고 '제4의 물질상태'인 플라즈마가 만들어진다. 이 상태에선 우주와 같은 극한의 물리현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게 입자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빨라지는 '가속 현상'이다. 남 단장은 "4PW 레이저를 이용해 4.5Gev(1Gev=10억 전자볼트)급의 높은 에너지로 전자를 가속했는데, 이는 미국·유럽에서 앞서 구현한 4.2Gev급의 에너지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10Gev 이상도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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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부터 5일간 제주도 서귀포 KAL 호텔에서 열리는 'IBS 레이저 플라즈마 가속기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 13개국의 약 150명 학자들이 참석했다. |
조쉬 교수는 이어 "입자가속기가 하나에 100조원을 호가할 정도로 나날이 크기가 커지고 비싸져서 인류가 우주의 기원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전에 돈부터 고갈될 판"이라며 "반면 레이저 가속기는 이보다 훨씬 작고 저렴하게 개발될 수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입자가속기의 대표격인 미국 스탠포드대 전자 가속기 '슬랙(Slack)'은 직선 길이가 1.8km고, 프랑스의 양성장 가속기 '썬(Cern)'은 원형 둘레가 27km에 달한다. 이에 비해 레이저 플라즈마 가속기의 현재 길이는 약 7cm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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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부터 5일간 제주도 서귀포 KAL 호텔에서 열리는 'IBS 레이저 플라즈마 가속기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 13개국의 약 150명 학자들이 참석했다. |
레이저를 활용한 입자 가속기의 가능성은 암 치료부터 다양하다. 말카 박사는 "물리학, 유전자학 등 연구에 쓰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양성자 가속기는 암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유방암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진단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남 단장은 "현재는 100Mev(1MeV=100만 전자볼트)급의 에너지로 양성자를 가속할 수 있는 수준인데, 그 2배인 200Mev에 도달하면 기존 양성자 치료기보다 작고 저렴한 '미니 암 치료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빔 두 개로 광자와 전자를 충돌시켜 만들어지는 '감마선'은 핵물리 연구나 핵 변환 등에도 쓰인다. 남 단장은 "핵의 반감기를 몇만년에서 며칠로 단축시키는 등의 시도를 할 수 있다"며 "화물 컨
[제주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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