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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시흥시 우림하이테크 본사에서 문길주 대표가 MES(생산관리시스템)과 CNC가공 설비가 연동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우림하이테크] |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23년 업력의 우림하이테크는 고압력 밸브, 기능형 밸브를 비롯해 배관자재와 유압배관용 어댑터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건설기계, 항공·우주산업, 해양플랜트, 선박 등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쓰이며 취급하는 품종만 2000여개에 이른다.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일본 업체들에 납품중이며 국내 주요 고객사로는 수산중공업, 대모엔지니어링, 동양기전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65억 규모로 이 가운데 수출이 40%를 차지한다.
최근 시흥 공장에서 만난 문길주 우림하이테크 대표는 "연간 40만불씩 납품했었던 미국의 한 업체가 2010년초 생산공정 데이터들을 요구해왔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가 크게 부족해 거래관계가 끊어졌다"며 "자재관리부터 생산·품질·재고관리까지 시스템화하는 스마트공장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그 때"라고 회고했다.
우림하이테크는 2014년 정부의 스마트공장 추진사업 지원금 4000만원, 자체 부담금 약 5억을 들여 생산관리시스템(MES)과 공정·설비 개선에 나섰다. 우림하이테크는 특히 공정에 특화된 MES를 구축하는데 힘썼다. 특화되지 않은 일반적인 MES를 도입했다가 실패했던 경험 때문이다. 문 대표는 "2014년 이전에도 MES도입을 세 차례 시도했지만 사설업체에서 제멋대로 만든 프로그램을 쓰다보니 효율이 낮았다"며 "솔루션 업체와의 협업으로 우림하이테크만의 작업 기준·제품 규격을 MES에 접목시키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우림하이테크만의 MES 도입과 공정 효율화·설비 투자 후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는 모든 공정의 표준화·데이터베이스화다. 스마트공장 도입 전 우림하이테크는 공정별 생산 현황, 설비 가동·불량, CNC(컴퓨터 수치제어)가공 공정 관련 데이터, 품질 관리 관련 사항 등을 각 공정이 끝날 때마다 수기로 정리했다. 때문에 중복 발주·생산이 빈번히 발생해 생산 효율이 떨어졌다. 작업 표준화도 되어 있지 않아 현장 작업자에게 크게 의존하면서 불량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숙련된 작업자가 비번일 때엔 과거에 생산했던 제품 제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런 문제는 수주 단계부터 제품 출고까지 모든 공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표준화하면서 일소됐다.
우림하이테크에선 수주 접수로봇이 고객사 발주시스템에 접근해 발주 정보를 MES에 등록하면 소재별 정보가 들어간 바코드가 자동 발행된다. CNC가공, 열처리, 표면처리 등 모든 생산공정부터 출고까지 이 바코드를 스캔해 공정별 정보를 입력하면 데이터베이스화돼 실시간으로 회사 전체에 공유된다. 품질 관리도 화상측정 장비를 도입해 생산한 제품의 측정값이 MES에 바로바로 입력된다. 수주·생산·품질·재고의 통합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문 대표는 "데이터에 의한 공정 표준화 덕분에 숙련공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시스템에 맞춰 모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스마트공장 도입 전에 비해 불량률이 0%에 가깝게 떨어졌고 생산 효율이 15% 증가해 제조원가도 30% 이상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스마트공장 도입 후 변화다. 2014년 10만 달러이던 게 지난해엔 250만 달러로 2년만에 25배나 뛰었다. 문 대표는 "중소기업이 제품을 잘 만들거나 영업을 잘해 고객사를 확보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베트남 HYDRA와 싱가포르 파나테크는 생산과정과 집계된 데이터들을 직접 보고 신뢰가 생겨 최근 50만 달러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우림하이테크는 앞으로 15억원을 투자해 MES와 설비를 계속 업그레이드할
[시흥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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