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작 법인 베이징현대가 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부품 대금 지급 문제로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 사이의 합작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으나 일단 갈등이 봉합된 셈이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지난 13일부터 협력사들에 그동안 밀린 부품 대금을 조건 없이 지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부품 대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조속히 완료할 예정"이라며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감안했으며 단가 인하 등 가격조정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던 한국 협력업체들도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대금을 받게 되면서 정상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베이징현대는 현지 한국 협력업체 120여 개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고, 중국 현지 업체까지 포함하면 협력업체 수는 200여 개에 이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지난 3월부터 현대차의 중국 판매가 급감하는 바람에 베이징현대는 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주지 않기 시작했다. 협력업체가 받지 못한 대금은 평균 3.5개월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지분을 반반씩 투자한 합작사로 현대차는 설계·생산·판매를 주로 담당하고 베이징자동차는 재무를 맡고 있다. 따라서 부품사에 대금 지급은 베이징자동차가 담당해왔다.
업계에서는 대금 지급 지연의 배경에는 단순히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에 따른 자금난뿐 아니라 베이징자동차의 '납품가 후려치기'나 '현대차 길들이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베이징자동차가 사드 이후 실적이 나빠지자 일부 한국 협력업체들에 납품가격을 20% 정도 깎아주면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부품업체 베이징잉루이제의 납품 거부로 베이징1∼3공장, 창저우 4공장 등 4개 공장의 생산이 수일간 중단된 바 있다.
이번 대금 지급으로 합작 결별설은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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