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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같이 들리지만 사실은 LG생활건강이 지난 20일 공개한 페리오와 강아지 캐릭터 '시로&마로'와 협업 구강청결제품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다. 일본의 견종 시바견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활용해 모든 제품명 끝에 '시바'를 붙인 것이다. '욕설 마케팅'으로 소비자 시선을 끌면서 이색적인 광고효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제품의 기능을 재치있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설명하는 이른바 'B급 감성'의 광고가 인기다. SNS의 주 사용층인 20·30을 공략하기 위해 딱딱한 내용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최근 이마트가 공개한 광고형 웹드라마 또한 'B급 감성'을 자극했다. 2분 44초의 짧은 드라마 '나의 소중한 세계'는 마트에서 장을 보는 젊은 부부의 모습에 공감을 자아내면서도 마지막에 예상하지 못한 재미있는 반전 결말로 재미를 더했다.
"그저 평범한 삶을 원했던 것뿐이었다. 열심히 살다보면 저절로 이뤄지는 줄 알았다"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아내는 대출금 갚기, 내집마련, 출산, 육아 등 현실적인 문제에 걱정이 앞선다. 그런 속도 모르고 철없는 남편은 스테이크용 소고기와 전복, 레고 등을 사고 싶어 하는 기색을 내비치며 장을 본다. 결국 아내는 남편에게 소리를 지르며 현실적인 질책을 한다. 주눅 든 남편은 사실 아내 모르게 시댁과 친정 부모님을 챙기고 아내의 건강을 위해 질 좋은 음식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남편의 진심을 알게된 아내는 수입맥주 코너를 힐끗 거리고 있는 남편에게 "사와. 우리 둘이 오붓하게 맥주파티나 하자"라고 말한다. 하나씩 만 사오라는 아내 말에 남편은 이마트에서 파는 수입맥주 400여종을 각각 하나씩 쇼핑카트에 담아왔다. 결국 아내는 무협지에서 볼법한 액션으로 남편을 응징(?)한다.
기존 기업의 색깔이나 편견을 과감히 깨부순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 웹드라마는 SNS상에서 조회 수 88만 회, 3200회가 넘는 영상 공유, 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이마트에는 수입맥주가 400여종이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알렸다. 20·30세대에게 ''약 빤(약을 먹고 만든 것만큼 무척 잘 만들었다는 의미의 SNS 용어)' 광고가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의 입장에선 광고 효과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나 전략 방향, 소비자의 연령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재미만을 추구하다 보면 자칫 기업 이미지에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30의 흥미를 잡은 SNS 내 바이럴 마케팅이 제품 인지도와 매출 증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B급 감성 제작물을 선호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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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경이 공개한 '2080 후레쉬톡 치약' 1분 영상 광고에는 식빵에 사과잼처럼 치약을 바르면서 상쾌함을 강조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
다소 엽기적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온라인서 화제를 모으며 공개 2주일 만에 페이스북에서 조회수 25만회를 기록했다. 입소문 효과는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에서 1분 홈쇼핑 영상 공개전후 매출을 비교한 결과 약 68%의 매출이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B급 유머로 무장한 1분 홈쇼핑, 웹드라마 등이 인기를 모으는 데는 SNS, 영상, 재미를 갖췄기 때문"이라며 "'SNS 상의 재미있는 영상'이 2030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콘텐츠에 머물게 하며 스스로 공유하게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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