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료는 염증→증식→재형성의 3단계 과정을 거친다. 이중 어느 한 과정이라도 지연되거나 시행되지 않으면 만성적인 상처로 전환돼 치료와 흉터제거에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상처가 발생한 초기에 신속하게 작용해 피부와 표피 조직 재생을 촉진시키는 조성 물질 연구가 중요하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우리나라 곳곳에 분포하는 천마(天麻)로 부터 추출한 4-하이드록시벤지알데하이드(4-Hydroxybenzaldehyde·이하 4-HBA) 성분이 상처회복 촉진 효능을 보유했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팀(조윤희 교수·강찬우 조교)은 실험용 쥐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으로 4-HBA의 상처 치유 작용과정과 기전을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쥐 상처에 4-HBA를 투입해 상처치유 및 침입분석 과정을 연구한 데이어 4-HBA와 더불어 혈소판유래증식인자인 PDGF-BB를 투여한 후 12, 24 및 30시간 마다 물질이동 정도를 관찰했다. PDGF-BB는 상처 치유와 당뇨성 궤양증세 치료에 주로 사용되어 온 물질이다. 연구결과, 4-HBA 물질로 처리된 상처는 PDGF-BB 처리군 만큼 상처폐쇄가 촉진되어 4-HBA 물질이 상처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케라틴 세포의 이동을 촉진함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케라틴 형성 세포의 이동촉진은 상처 치유의 중요한 신호 단백질인 Focal adhesion kinase(FAK)이 Src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사실과 4-HBA가 케라틴 형성세포의 이동 촉진 및 혈관형성을 촉진해 상처치유가 촉진됨을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4-HBA 물질과 PDGF-BB를 상처 동물모델에 함께 적용시켰을 때 더욱 효과적으로 상처가 치유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네 그룹으로 각각 위약효과 그룹(Placebo), 4-HBA 그룹, PDGF 그룹, 4-HBA+PDGF 그룹으로 분류했다. 각 그룹에는 세 마리의 쥐가 배정됐다.
연구팀은 각 실험쥐 표피에 10mm 의 원형 상처를 낸 후, 그룹별로 해당되는 성분을 투여했다. 연구팀은 상처가 생성된 당일(DAY 0) 부터 3일, 6일, 9일 까지 시간흐름에 따른 표피 상처 회복정도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4-HBA 성분을 투여한 그룹은 실험시작 3, 6, 9일차 측정치 모두 위약효과 그룹에 비해 유의미한 측정값을 보였다. PDGF-BB는 측정 3일차와 9일차 결과는 위약효과 그룹에 비해 유의미한 측정값을 보였으나, 측정 6일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4-HBA 물질과 PDGF-BB의 병용치료 효과 또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3, 6, 9일차 모두 위약효과 그룹에 비해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 향후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동물실험 관찰로 4-HBA 물질이 시험관 내 뿐만 아니라 동물체내에서도 부작용 없이 상처치료에 효과적임을 증명한 점과 FDA 승인 물질인 PDGF-BB와 4-HBA를 혼합해 사용한다면 상처와 다양한 궤양성 질환 치유를 촉진하는 다양한 제형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임을 논문의 결과로 제시했다.
이은직 교수는 "가격이 비싼 상처치유 촉진 신약 물질에 비해 4-HBA는 천연물유래 단일물질이라 저렴한 가격으로 용이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
이번 연구는 자연과학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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